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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뷰티산업 판을 바꾸다
새로 생겨난 뷰티뉴노멀 시장
히알루론산 토너·팩·세럼 인기
MZ세대 성분 따지며 가치소비
K-더마 화장품·클린뷰티 성장

‘불황에는 립스틱이 뜬다’는 유통업계의 속설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2년 차에 접어들자 ‘마스크’로 인해 화장품 업계의 판도도 180도 달라졌다. 마스크 착용으로 립스틱 시장이 크게 위축 받으면서 지난해 아이섀도가 인기 스타로 부상했다. 올 한 해는 이마저도 찾기 어렵다. 마스크를 오랜 시간 쓰면서 진짜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바로 피부 트러블에 의한 ‘뾰루지’다.

▶화장품으로 처방과 치료 노린다=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마스크로 예민해진 피부를 다독이기 위한 기초 화장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목을 받았다. 구글 트렌드 분석 결과 올해 10~12월 ‘마스크’ 연관 검색어로 구글에 가장 많이 등장한 상위 10개 단어에는 ‘여드름’과 ‘뾰루지’가 각각 포함됐다.

31일 화장품정보 플랫폼 화해에 따르면 100% 소비자가 선정한 올 한 해 뷰티 어워즈 부분 1위부터 10위를 차지한 제품에 색조화장품은 단 하나도 없다. 최상위 제품 모두 피부 진정을 돕는 히알루론산 성분 함유 토너·팩·세럼이었다.

CJ올리브영도 올 한 해 기초화장품 시장을 강타한 화두로 ‘더마 코스메틱(피부 의학 화장품)’을 꼽았다. 코로나19로 건강이 화두가 되면서 확실한 처방으로 치료해주는 화장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다. 마스크 착용 일상화로 피부 트러블 고민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시카·판테놀·티트리·어성초 등 피부 진정 성분을 함유한 K-더마 화장품이 올 한 해 18%가량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동국제약·대웅제약 등 비교적 초기에 진입한 제약사 화장품도 선방했다. 화장품 제조사 한국콜마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에도 국내 기초화장품은 크게 타격을 받지 않았다”라며 “동국제약의 ‘센텔리안24’ 같은 브랜드는 동국제약 전체 매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판매가 오히려 더 잘됐다”고 했다.

▶마스크가 가져온 ‘뷰티 뉴노멀’=피부 화장용으로는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제품이 인기였다. 마스크에도 무너지지 않는 메이크업이라는 의미로 ‘마스크 프루프(mask-proof) 메이크업’이라는 신조어가 일상어로 스며들었다. 피부 윤기를 강조하던 이전과 달리, 피부에 밀착돼 묻어나지 않음을 강조하는 쿠션팩트나 가벼운 메이크업 베이스 제품이 주목받았다.

마스크를 쓰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입냄새를 없애주는 구강청결제 판매도 늘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 한 해 가글과 같은 구강청결제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개당 1만원 내외로 일반 치약보다 10배 정도 비싼 프리미엄 치약 매출이 30%나 증가했다. 일명 ‘고소영 치약’으로 불리는 루치펠로, 해외 수입 브랜드인 테라브레스·덴티스테 상품들이 인기상품 순위에 올렸다.

CJ올리브영은 2021 결산 어워즈에서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트렌드 부문으로 ‘클린뷰티(피부 건강을 위해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를 꼽았다. 본질적으로 건강한 피부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화장품에 요구하는 기대가 정교해졌기 때문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어난 것도 맞물렸다. 실제로 클린뷰티 카테고리의 올해 CJ올리브영 매출은 전년 대비 44%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2월 아모레퍼시픽은 공식 클린뷰티 브랜드로 ‘어웨어’를 론칭했고, 이에 뒤질세라 5월에는 CJ온스타일이 ‘오블랑’을 선보였다.

진정임 뷰티스트림즈 한국 대표는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겉모습의 아름다움보다도 자기 자신의 건강한 아름다움을 추구해나가는 방향으로 의식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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