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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산사색] BTS가 왜 거기서 나와?

‘방탄소년단(BTS)이 왜 거기서 나와? 대박!’

지난 22일 개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2를 보다 깜짝 놀랐다. 시리즈 첫회에 돌연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흘러나온 것이다. 드라마에서 주인공 에밀리의 친구이자 중국 슈퍼리치의 딸로,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고 가수의 꿈을 키우는 민디가 클럽무대에서 바로 BTS의 ‘다이너마이트’를, 그것도 노래 전체를 부른 것이다. 민디의 춤과 노래는 멋졌다.

드라마 속에서 인기 가수의 노래가 불리는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현재 글로벌 인기 최정상에 있는 그룹의 노래라니. 드라마 ‘에밀리~’ 특성상 2030여성을 겨냥한 입소문 효과를 기대했을 제작진의 속내가 느껴지기도 했다. 시즌 1의 성공에 힘입어 1년 만에 시즌 2로 돌아온 ‘에밀리~’를 기다려온 팬들에겐 또 다른 깜짝선물일 수 있다.

‘에밀리~’는 좀 진부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 방구석 파리여행으로는 최고다. 프랑스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시카고 출신 에밀리가 상사의 임신으로 대신 파리에 있는 마케팅 자회사 사부아르에서 1년간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파리의 풍경과 패션, 파리지앵 특유의 문화를 미국과 대비시켜 인기를 끈 작품이다. 가령 에밀리의 상사 실비는 배달 온 피자 냄새에 웬 쓰레기 냄새냐며, 갖다버리라고 하고, 일과 노는 걸 구분하지 않는 에밀리를 이상한 사람 취급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뚫고 막 도착한 시즌 2 ‘에밀리~’는 화려한 의상과 환상적인 패션쇼, 지중해의 아름다운 모습까지 더해 눈을 즐겁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거기까지다.

몇 회를 보고 나자 왠지 지루했다. 스토리가 늘어지고 싱거웠다. 다른 이도 생각이 비슷한 듯했다.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사실 그사이 많은 게 달라졌다. 시즌 1과 2 사이, 그 1년 동안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오징어 게임’ ‘D.P’ ‘마이네임’ ‘지옥’ 등이 전 세계를 강타하며, 세계인은 그동안 듣도 보도 못했던 K-드라마의 재미에 푹 빠졌다. 역동적이고 자극적이며 탄탄한 스토리와 감각적인 영상, 거기에 동시대적 고민까지 버무려낸 한국 드라마에 매료된 것이다. 색다른 맛, 재미의 기준이 세진 것이다.

이는 국내팬들에게도 해당된다. 그동안 안방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완성도 높은, 과감한 콘텐츠에 놀라는 중이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잘 만든 거야?’ 사람들은 저마다 개성 강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감독과 작가, 배우를 뿌듯해하고 있다.

한류를 이끈 K-드라마의 연대기는 짧지 않지만 요즘의 기세는 다르다.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무엇보다 스토리의 탄탄함, 디테일, 다양성이 이전과 다르다. 자본과 자율의 힘이라 할 만하다.

여기에 그동안 한계로 지적됐던 세계 유통이 OTT 플랫폼으로 단번에 해결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년 업무의 제1목표로 ‘한류 굳히기’를 들고 나왔다. 해외 문화원과 관광공사, 콘텐츠진흥원, 세종학당과 연계해 기세등등 확산하는 한류를 세계 각지에 공고히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드라마나 예능 제작 시 뷰티나 식품 등 한류 연계산업을 엮어 경제적 효과도 높인다는 방침으로, 지원예산도 새로 배정했다. 정부가 숟가락을 얻는다는 지적이 있지만 알게 모르게 일정 부분 역할을 하는 건 사실이다. 다만 앞으로도 지원하되 간섭은 말아야 할 일이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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