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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2022년 세계전망과 김건희

2022년도 바람 잘 날 없는 해가 될 거다. 내로라하는 석학·전문가가 내놓은 전망의 흐름이 낙관적이지 않다. 세밑이면 항상 이런 예상을 접하고 새로운 1월 1일을 맞았다. 내성이 생길 법하지만, 코로나19가 삶을 괴롭힌 지 3년 차가 되기에 유독 을씨년스럽다.

먼저 먹고사는 문제를 본다. 기후 변화가 뒤집어 놓은 세계에선 먹거리 위기가 더 심화할 거라는 우려(아그네스 비나과호 전 르완다 보건장관)가 있다. 극한의 가뭄과 홍수는 농업에서 손을 떼는 이들을 늘리고, 곡물 생산의 35%가량 영향을 주는 벌과 같은 곤충이 사라지면서 식량 안보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배고픔은 남 일이라고 우린 치부하지만 코로나19도 그런 식으로 대했다 된통 당하고 있다.

“내가 돌아왔다”고 장담하던 미국도 제 코가 석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짠 확장적 재정 법안이 의회 문턱을 넘기 여의치 않다. 내년 11월 치러질 중간선거는 야당인 공화당이 승리할 거라는 예상(다론 아제모을루 MIT공대 경제학 교수 외 다수)이 지배적이다. 많은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출마의 전조가 될 거라고 말한다는 지적(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도 있다. 미국은 ‘민주주의 정상회의’로 세계를 양분하려 하지만 집안 단속도 버거운 처지에 몰릴 수 있다.

중국의 폭주는 ‘움직일 수 없는’ 팩트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내년 3연임 공식화(제20차 공산당 당대회)는 미 중간선거보다 한 달 앞선 10월이다. 더 강력한 권위주의 시스템을 내세워 수출주도형 경제에 더해 내수 육성까지 아우르는 ‘투 톱’ 엔진을 가동하면서도 남중국해에서 공격적 전략을 유지하리란 예상(슬로모 벤 아미 전 이스라엘 외무장관)이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는 제 땅으로 여전히 믿는 우크라이나의 친(親)서방 정책을 두고 미국과 레드라인이 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시험·충돌(니나 크루시체바 미 뉴스쿨 국제학 교수)하고 있고, 내년에도 그 기조가 이어질 거다.

‘타오르는 불’ 중국과 ‘꺼진 줄 알았던 불씨’ 러시아를 상대해야 하는 미국과 동맹은 살얼음판을 걸을 수밖에 없는 역학관계에서 발 빼기 어려운 형국이다. 경제와 금융을 가늠하자면, 안갯속이다. 팬데믹 충격이 지겹도록 걷히지 않아서다. 글로벌 경제 동력과 관련해 이렇게 많은 불확실성이 있던 때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고백(짐 오닐 전 골드먼삭스 자산운용 회장)이 엄살로 들리지 않는다.

선진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려고 금리를 올리고, 개발도상국도 ‘값싼 돈의 시대’가 끝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자야티 고시 인도 자와할랄네루대 교수)는 엄중하다. 정신 바짝차리지 않으면 셈에 능한 엘리트한테 주머니를 털리는 나라가 적지 않을 거다.

생존이 달린 중차대한 국면인데 한국 사회에선 블랙 코미디가 상영 중이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의 아내”라고 밝힌 김건희 씨가 자신의 허위 경력을 두고 한 사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놓고 갑론을박한다. 글로벌 이슈 어느 구석에 끼워 넣어야 하는 주제인지 기가 찰 노릇이다. 김씨의 6분여 사과로 내년 세계 전망 찾아보기는 부질없게 됐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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