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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 400㎞ 넘게 달려야 하나요”…도심형 전기차 ‘푸조 e-2008 SUV’[원호연의 시승기]
290㎞ 주행거리에도 합리적 가격 이점
30분만에 80% 충전돼 출퇴근 차량 적합
푸조만의 개성 담은 디자인 매력적
푸조 e-2008 SUV 전면 디자인[원호연 기자]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전기차 시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다가 왔지만 소비자들은 어떤 전기차를 구매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 내년부터 보조금 기준이 하향 조정되고 보조금의 절대 액수도 줄어들면서 경제적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푸조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2008 SUV는 이런 고민에 빠진 운전자들에게는 실용적인 전기차 대안을 제시한다.

e-2008 SUV의 가격은 4640~4940만원으로 보조금을 받을 경우 3000만원 후반대도 가능한 가격이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 가격이 5000만원은 훌쩍 넘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합리적이다.

푸조 e-2008 SUV 후면 디자인[원호연 기자]

물론 현대차 아이오닉5나 기아 EV6와 비교할 때 주행거리 측면에서는 뒤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e-2008 SUV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237㎞로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배터리가 50㎾h 급으로 최근 출시되는 최신 전기차의 약 60~70%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이나 회사에 수시로 충전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활용도를 시내 주행 중심의 출퇴근 차량(City Commuter)로 한정한다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DC콤보 급속 충전기로 충전할 경우 30분이면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휴게소를 들러 충전한다고 생각하면 국내 여행에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듯하다.

푸조 e-2008 SUV i-콕핏[원호연 기자]

게다가 실제로 주행해본 결과 배터리 효율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1㎾h 당 5㎞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전비를 꾸준히 보여줬다. 공인 전비 4.3㎞/㎾h를 넉넉히 뛰어넘는 수치다. 덕분에 실제 주행 가능거리는 290㎞에 가깝다. 1625㎏의 비교적 가벼운 공차 중량을 확보한 덕분이다.

주행성능 또한 실용적인 부분이 강조된 모습이다. 102㎾급 전기모터를 탑재해 내연기관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6.5㎏·m의 힘을 낸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고개가 뒤로 젖혀지는 강력한 초반 가속력을 전기차의 매력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성능이라고 생각되겠지만 시내 주행에서 차선을 변경하거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한두 대를 추월할 때 전혀 답답함은 느낄 수 없었다.

보다 긴 주행거리가 필요할 때는 절전 모드로, 빠른 응답성이 필요할 때는 스포츠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보통 소형 SUV 급에서는 각 모드별 주행 감각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전기차의 경우 모터의 출력을 조절하는 것이 자유자재로 가능하기 때문에 각 모드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푸조 e-2008 SUV 충전구[원호연 기자]

기어 노브를 D 모드에서 한번 더 내리면 회생제동을 보다 강력하게 제공하는 B모드로 변화하는데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주행에서 발목 피로감도 덜고 추가적인 주행거리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완전 정차까지 되는 소위 원-페달 드라이빙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푸조 e-2008 SUV는 한가지 차종을 선택하면 파워트레인은 라이프 스타일이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게 하겠다는 푸조의 파워트레인 전략 ‘파워 오브 초이스(Power of Choice)’에 기반한 모델이다.

디젤 모델의 내외관 디자인과 기능 그대로 전기차의 주행 특성을 담은 만큼 겉으로 봐서는 내연기관 모델인지 전기차 모델인지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다. 전륜 펜더 상단의 가니쉬에 e 자 형태의 로고가 내연기관 모델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전면부의 헤드램프 양쪽으로는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주간주행등(DRL)이 임팩트를 주고 있지만 하단부 웃는 형상의 에어 인테이크 때문인지 날렵하다는 이미지보다 귀엽다는 인상을 더 강하게 준다. 소형 SUV 임을 감안한다면 어울리는 모습이다.

푸조 e-2008 SUV 충전 중 클러스터 모습.[원호연 기자]

단정하면서도 푸조 특유의 독특한 형상의 측면 캐릭터라인도 매력적이다. 후면 역시 블랙 몰딩 속에 사자의 발톱 자국을 형상화한 테일램프로 개성 만점인 모습을 보여준다.

e-2008 SUV의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푸조 만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i-콕핏이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역할을 겸하는 클러스터는 3D 기능까지 갖춰 첨단 느낌을 더했다. 아래 위로 깎여 운전자의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D컷 스티어링 휠은 이제 아우디 등 경쟁사 까지 따라할 만큼 실용성과 심미성을 모두 갖췄다. 특히 유턴 상황 등 스티어링휠을 여러 바퀴 돌려야 할 때 각 모서리를 편안하게 쥘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외에 피아노 건반과 같은 느낌의 토글 스위치와 비스듬하게 꺾인 형태의 전자식 기어 노브 역시 푸조만의 매력을 더해준다.

다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유저인터페이스(UI)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차량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기능이 최신 경쟁 모델에 비해 부족한데다 화면 양측면의 숏컷 버튼의 반응도 느린 편이다.

특히 내비게이션의 시인성과 검색 기능이 한두 세대 이전 모델 수준인 점도 큰 아쉬움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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