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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쟁률은 수천대 1, 현실은 “무피로 팔아요”…오피스텔 청약 열풍의 이면 [부동산360]
인천시 서구 '북청라 푸르지오 트레시엘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외벽에 분양 완료 홍보물이 걸려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거용 오피스텔인 이른바 ‘아파텔’이 주목받으면서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연일 수천대 1에 육박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이른바 ‘단타족’이 대거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단타 투자자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거래가 따라붙지 않자 청약 당첨을 포기하거나 무피(웃돈 없음) 거래라도 체결하려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오피스텔 시장이 수개월간 ‘묻지마 청약’으로 과열 양상을 보여왔던 만큼 폭탄 돌리기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시흥 은계지구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시흥대야역’은 150실 모집에 10만6876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71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1150.9대 1에 달했다. 앞서 공급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과 ‘신길 AK푸르지오’에도 각각 12만건이 넘는 청약이 쏟아지며 평균 1398.0대 1, 131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오피스텔은 모두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특히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의 경우 분양가격이 최고 22억원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그럼에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이유는 전매제한이 없어 웃돈 거래를 노린 투자수요가 대거 몰렸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과 신길 AK푸르지오는 투기과열지구에 들어서지만 100실 미만이라 전매가 가능했다.

아파트에 비해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수요를 부추겼다. 건축법을 적용받는 오피스텔은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할 수 있고 주택소유 여부나 거주지 제한 등의 규정도 없다.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비주택담보대출도 차주 단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적용받다 보니 연말 물량이 쏟아졌고 매수심리도 자극받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분양권 시장의 분위기는 급변하고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최고 억대 웃돈이 붙을 정도로 붐이 일었지만 열기는 가라앉은 모양새다. 일단 가격이 워낙 비쌌고 주택시장 전반이 위축되면서 사겠다는 사람도 자취를 감췄다. 쏟아지는 물량에 수요가 분산되다 보니 웃돈이 붙더라도 금액이 크지 않다 보니 관심도도 쪼그라들었다.

실제 힐스테이트 시흥대야역의 경우 계약을 개시하자마자 ‘무피로 매도하겠다’는 당첨자가 나타나기도 했다. 웃돈을 기대하며 무작정 청약부터 넣었지만 거래가 어려워지는 분위기가 읽히자 손을 털고 나가려고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의 경우 주택시장 침체 시 직격타를 맞을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특히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주택시장 매수세가 꺾이고 있는 만큼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오피스텔 거래량이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관련 시장이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데 분양시장으로는 특히 전매차익을 보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역대급 성적을 거둔 것”이라며 “오피스텔 매수 시 목적성을 분명히 하되 붐은 언제든 꺼질 수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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