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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장악한 LFP 배터리…“경쟁력 낮다” 고민 깊어진 韓
테슬라·폭스바겐 등 완성차 ‘LFP 러브콜’
인산·철 가격 올라 NCM과 생산원가 차이 ↓
폐배터리 재활용 불리...국내 업체, NCM에 집중

중국 푸젠성 닝더시의 CATL. [CATL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테슬라를 필두로 폭스바겐,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달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을 발표하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중국 회사들이 장악한 시장에 뒤늦게 진출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은 데다 기존에 주력하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비교해 생산 원가 격차 또한 줄어들고 있어서다.

LFP 배터리의 최대 장점은 낮은 가격인데, 리튬·인산·철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며 LFP 배터리의 장점이 희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는 ‘폐배터리 시장’을 고려할 경우 LFP 배터리는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지난 23일 포항 포스코국제관에서 열린 ‘제2회 배터리 선도도시 포항 국제 콘퍼런스(POBATT 2021)’에서 “LFP와 NCM 배터리의 원재료 가격 차가 축소됐다”며 “LFP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NCM811 배터리 1㎾h당 원재료 가격은 63달러, LFP는 50달러로 13달러 차이에서 올해 10월 6.6달러로 좁혀졌다.

김 대표는 “NCM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16% 오르는 동안 LFP는 33% 올랐다”며 “재료 가격이 움직이다 보니 향후 LFP 진출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국내 기업들이 새롭게 겨냥하고 있는 폐배터리 시장과의 연계를 고려하면 LFP의 경쟁력이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LFP를 구성하는 원소들은 철 등으로 대부분 싼 재료라 리사이클링했을 때 건질 게 없다”면서 “NCM811의 경우 1KWh당 24달러의 원재료 이득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실제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온만 전기차용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한해 우선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삼성SDI는 진출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이날 연사로 참여한 마크 루 중국 대만 산업기술연구기관(ITRI) 수석연구원은 LFP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마크 루 연구원은 “올해 1~3분기 중국 내 LFP 생산 비중은 49%로, NCM(51%)과 사실상 절반 수준”이라며 “CATL, BYD 등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TRI에 따르면 2016년~2019년까지 증가하던 중국 내 NCM 생산 비중은 지난해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신 LFP 배터리는 지난해 38%에서 올해 49%까지 비중이 대폭 확대됐다.

실제 테슬라가 최근 발주한 내년 배터리 물량 55GWh를 중국 CATL(45GWh)과 BYD(10GWh)가 전량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NCM 배터리는 LFP와 비교해 훨씬 고성능·고용량의 배터리”라며 “이미 국내 기업들은 NCM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라 중국이 장악한 LFP에서 경쟁하기보다는, NCM의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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