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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서 쇼핑하고 배달받고...금융·비금융 융합 속도낸다
디지털유니버셜뱅크 격전
개인화·초연결 초점
운신 폭 넓힌 日, 겸업주의 갖춘 유럽
123RF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마이데이터’를 넘어 ‘마이플랫폼(My Platform)’으로.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밝힌 디지털 혁신 지향점이다. 핵심은 ‘원앱’에서 금융과 생활을 아우르는 ‘초연결’ 구축이다. 마이플랫폼 시대가 열리면서 금융에 초점을 뒀던 은행권 ‘슈퍼앱’ 전쟁도 비금융 서비스 확대로 옮겨붙게 됐다.

디지털유니버셜뱅크 불붙는다, 플랫폼 제휴 확대

‘마이플랫폼’은 고승범 위원장이 지난 15일 ‘금융플랫폼 혁신 활성화 간담회’에서 내놓은 비전이다. 말은 새롭지만, 두달 전 나온 ‘디지털유니버셜뱅크’과 개념적으로 유사하다. 하나의 앱을 통해 은행·보험·증권을 아우르는 디지털유니버셜뱅크은 2022년 금융위 최우선과제이기도 하다.

시중은행들도 10월 고 위원장을 만난 후, 당국 비전에 교감하고 디지털유니버셜뱅크 관련 서비스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대출, 보험, 카드발급 외 자동차 관련 상품부터 배달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18년부터 ‘신한플러스’를 통해 은행·카드·증권·라이프앱 뿐 아니라 마이신한포인트, 멤버십 등 비금융콘텐츠를 넣은 신한은행은 22일부턴 배달앱 ‘땡겨요’ 서비스가 시작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넣을만큼 심혈을 기울여 진두지휘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내에서 ‘요기요’ 서비스를 내재화해 배달 주문이 가능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올원뱅크 내에서 올원플라워를 통해 한국화훼농협의 화훼상품을 등록된 농협계좌 및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이플랫폼은 ‘개인화’에 방점이 찍힌만큼 기존에 구축한 은행앱보다 밀도있고 폭넓은 서비스 제시가 필요하다. 예컨대, A은행 앱에서 B배달, C 쇼핑몰 결제 등이 모두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 비금융을 아우르는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총괄컨트롤 타워를 만들어 사업을 추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데이터통합기반 서비스 완결성을 제고해 슈퍼앱 구현을 해나가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또한 정보공유 및 업무위수탁 확대, 부수·겸영업무 허용, 핀테크기업과 제휴 등을 지원할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은행 관계자는 “이번 마이플랫폼으로 슈퍼앱 경쟁이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 “정보를 가져올 때 인증절차를 생략하는 등 리스크관리 관점에서 구축된 규제, 규정 등을 풀고 외부업체와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겸업 시스템 갖춘 유럽, 日 법개정으로 은행 비금융 확장

당국이 제시하는 글로벌유니버셜뱅크 롤모델은 아직 없다. 다만 해외에서는 전업주의 벽을 허물고 원앱 기반의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은행들의 비금융 서비스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영국 레볼루트다. 영국은 은행의 고유업무, 겸영업무, 부수업무 등 분류를 따르지않기 때문에 글로벌유니버셜뱅크 도입이 용이하다. 레볼루트는 은행,투자,송금 등 금융슈퍼앱을 지향하면서도 주식, 암호화폐, 여행, 숙박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스뱅크가 롤모델로 삼는 곳으로 잘 알려져있다.

일본 금융당국은 은행의 업무범위가 빅테크에 제한적이라고 판단, 2016년 은행업고도화회사를 도입한뒤 은행의 업무영역을 넓혀줬다. 이후 규제완화를 통해 핀테크 회사 뿐 아니라 지역경제활성화 목적의 비금융회사의 자회사도 둘 수 있게 허용했다. 지난해 12월 일본은 은행 지주 산하의 경우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하는 등 추가 완화책을 내놓고 있다. 일본 유초은행은 지역특산물을 지역생산자 대신 판매하는 지역상사를 운영, 실질적 유통업 진출에 성공했다. NH농협은행이 앱을 통해 꽃배달 영역에 진출한 것도 이와 유사하다.

이밖에 싱가폴 DBS은행은 DBS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를 통해 주택, 여행, 자동차, 유틸리티 등 외부사업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확보에 성공했다. 인도 SBI은행 또한 자사앱 내 택시, 여행, 대리점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제판분리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빅테크와 금융사는 고객접점을 둘러싼 경쟁과 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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