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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딛고 대만 경제 약진…내년 1인당 국민총소득 韓 앞지르나
대만 싱크탱크 “내년 한국 추월”…반도체 등 수출 호황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경제 발전이 주춤한 사이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약진 중인 대만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내년 한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6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의 주요 민간 싱크탱크인 대만경제연구원의 장젠이(張建一) 원장은 전날 열린 경제 전망 발표회에서 2022년 대만의 1인당 GNI가 한국을 넘어설 수 있겠느냐는 청중의 질의에 “내년 (한국을) 추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원장은 “대만 경제가 과거 10년간의 구조조정을 통해 다방면에 걸친 투자가 이뤄져 국내총생산(GDP)이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직원 임금을 올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대만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한국과 대만의 1인당 명목 GNI는 각각 3만1881달러(잠정치)와 2만9202달러였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해인 2019년 한국과 대만의 1인당 명목 GNI는 각각 3만2204달러, 2만6561달러로 격차가 5000달러 이상이었는데 1년 만에 격차가 3000달러 아래로 좁혀졌다.

이처럼 대만의 1인당 GNI가 한국을 바짝 따라잡은 것은 코로나 충격으로 한국 경제 성장 동력이 약화한 사이 대만 경제는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한 2016년부터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까지 한국과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3% 안팎으로 대체로 유사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닥친 2020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1.0%로 떨어진 반면 대만은 3.4%를 유지하면서 추세에 변화가 생겨났다.

올해 성장률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은 4.0%, 대만은 기록적 수출 증가에 힘입어 6%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 행정원은 지난달 말 발표한 자료에서 내년 대만의 경제성장률을 4.15%로 전망했다. OECD는 이달 1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다.

이런 전망대로라면 내년에도 대만의 경제성장률이 한국을 앞설 가능성이 크다.

대만 행정원은 올해 대만의 1인당 GNI가 3만3420달러로 사상 처음 3만달러를 돌파하고 2022년에는 3만5394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통계로 한 나라 국민의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3만달러는 선진국 진입 기준으로 인식된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대만 경제가 약진할 수 있던 가장 큰 힘은 대만의 강력한 반도체·전자 산업에서 나왔다는 평가가 많다.

사람들의 이동이 크게 제약되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전 세계적으로 각종 전자제품과 반도체 부품 수요가 폭증했고 이는 반도체·전자 산업의 공급망에서 독특한 지위를 차지하는 대만에 이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제품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인 TSMC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TMSC 외에도 대만에는 세계 시장에서 퀄컴과 경쟁하는 이동통신용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팹리스)인 미디어텍과 세계 최대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르웨광(日月光·ASE) 등 반도체 업계의 다양한 중요 업체들이 존재한다.

반도체 호황은 대만의 기록적 수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대만 재정부에 따르면 1∼11월 대만의 수출은 4057억5000만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 기간 반도체 등 전자제품 수출액은 915억6000만달러로 이미 작년 한 해 전체의 881억2000만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대만 재정부는 올해 전자제품 수출이 1000억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만은 미중 신냉전에 따른 반사 이익 역시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날로 심각해지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으로 대만 기업들의 대만 복귀(리쇼어링) 현상이 뚜렷해진 가운데 미국이 ‘기술 전쟁’ 차원에서 중국을 첨단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면서 중국에서 대만으로 투자를 돌리는 글로벌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9월 대만 AI연구개발센터의 확장 계획을 발표했고, 구글은 작년 9월 대만 중부 윈린현에 200억대만달러(약 8000억원)을 투입해 대만 내 3번째 데이터센터 설치를 확정했다.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 대만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과 적극적인 내수 확대 정책도 수출과 더불어 대만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20년부터 거의 2년 동안 인구가 2300만명에 달하는 대만에서는 총 1만6759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데 그쳤다.

장젠이 원장은 “과거에는 (대만 내) 투자와 생산은 수출만을 위한 것이어서 국제 경기 하강기에 대만이 큰 상처를 입었지만 지금은 투자와 생산이 수출과 내수 모두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대만은 내수와 수출 두 개의 날개로 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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