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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가 급등세 주춤...월세 중심 지각변동 오나 [혼돈의 서울 아파트]
1~11월 월세거래 6만여건 사상최다
임대차비중 36.5%…가격도 10% ↑

지난 수년간 전세 가격이 급등한 여파로 최근 서울 전세시장이 주춤한 양상을 보이자 임대차시장에서 빠르게 월세 비중이 늘고 있다. 올해 서울의 월세 거래 건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시장이 미국 등 서구권 국가와 같은 월세 위주의 시장처럼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임대차시장에서 월세가 낀 거래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11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전날까지 6만455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11월 거래 일부만 반영된 것을 고려하면 월세 거래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3분의 1을 넘어선 36.51%에 달하고 있다.

월세 비중뿐 아니라 월세 가격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08.6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5년 12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강북 14개구와 강남 11개구로 나눠서 본 아파트 월세지수도 각각 107.5, 109.7로 가장 높았다.

95.86㎡ 이하 중형 아파트 월세 추이를 조사해 산출하는 ‘KB아파트 월세지수’는 2019년 1월을 100.0 기준으로 삼는다. 줄곧 99~100을 유지하다가 지나해 말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민간 통계가 아닌 한국부동산원 통계로 보아도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1년 사이 10% 이상 올랐다. 지난해 10월 112만원에서 올해 10월 123만4000원으로, 10.17%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자 강남의 고가 아파트에선 이미 ‘반(半)전세’가 대세가 된 상황이다. 이에 집주인이 두 가지 버전의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도 목격된다. 보증금을 수십억원대로 올리고 월세를 낮추는 안과 보증금은 1억~5억원대로 두고 월세를 수백만원을 부르는 식이다.

이처럼 월세 비중과 월세 가격이 동반으로 상승하는 데는 우선 전세 가격이 크게 오른 점이 작용한다. 전세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대출요건이 까다로워지고 금리도 인상되면서 다달이 나가는 이자 등 현금 지출에서 전세와 월세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가격 급등과 대출 규제 강화’ 이중고로 세입자들의 발이 묶이면서 서울 전세시장은 26개월 만에 공급 우위로 전환됐다. 또 최근 부과된 종합부동산세 등 세 부담이 커지면서 다주택자 등 임대인이 현금 흐름이 창출되는 월세를 선호하게 된 점도 한몫하고 있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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