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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도 4.9에 제주도 흔들…“한국,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추가 여진 15일 오전까지 13회 발생
전문가들 지진 발생원인 다양한 분석
“화산활동 연관 단층서 지진…연구필요”
바다서 발생, 인명피해 ↓…“포항지진과 달라”

지난 14일 오후 제주에 지진이 발생하자 제주도교육청 공무원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지난 14일 제주 서귀포시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제주 지역의 화산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여파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경주·포항 지진에 이은 제주 지진에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까지 전날 제주 지진 여파로 추가 여진이 총 13회 발생했다. 대부분의 여진은 지진 발생지역 인근에서 관찰됐고, 경북 영천시·문경시에 각각 리히터 규모 1.5, 1.1의 지진이 발생했다.

화산섬인 제주도 해역에서 발생한 만큼 이번 지진이 화산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제주 지역의 화산활동이 발생하면서 만들어진 지질구조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지진은 제주 지역에서만 발달된 주향이동단층에서 발생했는데, 한라산 생성과 연관된 구조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주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지난 14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지진화산종합상황실 입구에서 한 직원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

주향이동단층은 단층의 상반과 하반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는 단층이다. 한반도 주변 남해·서해에서 주로 발생한다. 같은 규모의 지진이더라도 단층이 ‘수직’으로 이동하는 역단층·정단층일 때 피해가 훨씬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기상청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지진은 화산성 지진이라기보다 지각의 힘이 쌓이고 쌓이다 해소되면서 발생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해역의 지질구조가 연구된 바가 없는 만큼 하나의 가능성으로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다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나 지진에 따른 쓰나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홍 교수는 “이번 지진이 일본 대지진과 관련이 있다, 없다를 딱 잘라 말할 수 없다”면서도 “시사하는 점이 있다면 해안지역에서 진원 깊이 17㎞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번 지진은 2016~2017년 발생한 경주·포항 지진과는 달리, 해안지역에서 발생해 인명 피해가 적었다. 수도권 지역까지 유감 신고가 발생했으나 이날 오전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진 여파로 전날 오후 7시까지 소방청에 접수된 유감 신고는 총 167건이다. 포항 지진은 사망 1명·부상 117명의 인명 피해와 800여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를 냈다. 당시 지진은 인구 50만명의 중소 도시인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데다 진원 깊이가 6.9㎞에 불과했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바다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경주·포항 지진 사례였던 육상 발생 지진보다 상대적으로 여파가 작다”며 “지진 발생 시 물을 맞으며 강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날이 갈수록 빈번해지는 대규모 지진으로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2000년대에 들어서 이번 제주 지진과 유사하거나 큰 규모로 발생한 지진은 총 11건이다. 이 중 최근 10년 사이 발생한 지진은 경주·포항 지진을 포함해 8건이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는 역사 기록을 봤을 때도 그렇고 지리상으로도 지진에 완전히 안전한 곳은 아니다”며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최근 들어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 사무관은 “제주 지역이나 남해안 지역에서 여진이 적어도 1년 이상 발생한 가능성이 있다”며 “여진은 본진보다 진동 크기가 작으므로, 체감하는 수준의 지진보다는 크고작은 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후 5시19분께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기상청이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1978년 이래 11번째 규모이자, 제주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가장 강력하다. 진원의 깊이는 17㎞로 추정됐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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