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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걸으면 창의성 쑥! ‘움직임의 뇌과학’외

▶움직임의 뇌과학(캐럴라인 윌리엄스 지음, 이영래 옮김, 갤리온)=네덜란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앉아서 보내는 시간과 수학 및 영어 시험의 낮은 성적 사이에 확연한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런 생활방식은 나이에 비해 늙게 만드는데, 하루에 차나 TV앞에 앉아서 보낸 시간이 많은 중년의 사람들은 보다 활동적인 사람들에 비해 정신적 예리함이 훨씬 빨리 감소한다. 움직임이 우리의 정신과 인지, 정신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과학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다양한 최신 연구사례들을 통해 신체와 정신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에 따르면, 하루 중 특정 시간에 고강도 운동을 하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운동 직후에 기분과 집중력이 상승하는 건 사실이지만 점심시간에 하는 한 시간의 근력운동은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뇌영상 연구는 기억에 연관된 두뇌 영역의 두께와 사람이 앉아서 보내는 시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데, 중요한 것은 점심시간 이전과 이후 네 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주는 영향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몰아서 하는 고강도 운동보다 일상에서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행하는 가벼운 움직임이 더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걷기는 어떻게 창의력을 높일까? 저자에 따르면, 우리 몸은 중력에 맞서도록 만들어졌고, 뼈에 체중을 싣고 움직이는 것은 오스테오칼신의 분비를 촉진한다. 오스테오칼신은 기억력, 전반적인 인지능력을 높이고 불안감도 줄여준다. 또한 발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은 혈류가 몸 전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순환하게 도와 뇌에 활력을 준다. 저자는 신체와 정신을 잇는 생리,신경, 호르몬을 연구하는 과학자와 운동선수, 스턴트맨 등을 인터뷰해 탄탄한 근거를 제시했다.

▶스노볼1(박소영 지음, 창비)=창비와 카카오가 공동 주최한 제1회 영어덜트 소설상 대상 수상작. “전형성을 탈피한 새로운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소설은 평균 기온이 영하 41도로 내려간 혹한기, 돔으로 둘러싸인 따뜻한 지역, 스노볼이 배경으로, 생존경쟁을 벌이는 십대 주인공의 성장소설이다. 열여섯 살 전초밤은 바깥세상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인력 발전소의 노동자다. 여느 날처럼 채널60번의 리얼리티 드라마의 주역 고해리의 목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동갑내기인 고해리는 스노볼의 액터. 스노볼에 사는 액터는 따뜻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 받는 대신 그 대가로 자기 삶을 스물네 시간 카메라에 노출해야 한다. 수많은 직업과 다양한 성격을 지닌 액터들로 이뤄진 스노볼은 거대한 ‘생존-엔터테인먼트’ 사회이다. 바깥세상 사람들은 그들의 환상적인 삶을 소비하기 위해 발전소에서 쳇바퀴를 굴리며 전기세를 번다. 전초밤은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고해리를 보면서 디렉터의 꿈을 키운다. 그러던 어느날, 전초밤의 롤 모델이자 고해리 드라마의 디렉터 차설이 찾아온다. 그는 고해리가 자살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하면서 전초밤에게 고해리인 척 대역을 맡아달라고 제안한다, 전초밤은 고민 끝에 스노볼에 입성, 자신의 꿈을 놓치 않은 채 고해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데, 스노볼의 비밀스런 공간 ‘거울방’을 발견하면서 각성의 순간을 맞게 된다. 새로운 이야기와 탄탄한 구성은 몰입감을 높여주며, 미디어 사회에 대한 은유는 낯설지 않다.

▶듣는 안동(노시훈 지음, 어문학사)=안동은 흔히 정신문화의 뿌리, 선비의 도시로 불린다. 유림의 본거지일 뿐 아니라 전통생활문화가 잘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야기 거리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책은 안동이 품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 안동사람도 잘 모르는 이야기를 찾아내 27가지로 안동을 소개한다. 안동이 고려왕조 개국의 일등공신이라는 사실은 잘 모를 수 있다. 안동의 삼태사로 불리는 김선평, 권행, 장정필은 고창전투에서 고려편에 서 왕건을 도왔다. 견훤을 상대로 고전하던 왕건은 이 전투를 계기로 결정적 승기를 잡고, 후삼국을 통일하게 됐으니 안동의 힘이다. 작가는 영주와 안동이 벌이는 ‘퇴계 소유권(?)’ 분쟁을 ‘범안동권’ 시각으로 넉넉하게 바라보는가 하면, ‘합시다 러브’로 유명한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무대인 만휴정과 엘리자베스 여왕이 안동에 온 까닭 등을 통해 역사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또한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동갈비골목만의 특징, 안동 호수를 가로지르는 안동의 대표적 걷기 코스인 선비순례길, 안동역 구내 연리지 사랑으로 널리 알려진 벚나무와 트로트 ‘안동역에서’의 역주행 등 흥미로운 이야기로 여행자를 홀리는 가이드처럼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런데 왜 ‘듣는 안동’일까. 안동은 지정문화재가 300여 점에 달할 정도로 박물관 도시 경주와 맞먹는다. 품고 있는 이야기, 뿌리와 원형을 모르면 도산서원도 그냥 옛집에 불과하기 때문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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