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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상 가동률 사실상 100%…정부 발표 상당부분 허수”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병상을 옮기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정부에서 말하는 중환자 병상 숫자는 상당히 허수입니다. 병상을 100% 돌리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고, 80% 찼다면 꽉 찬 거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등 보건의료 시민단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째 7000명대를 기록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병상 및 의료인력 부족에 대한 현장 증언을 전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공공의료위원장은 "생활치료센터에 가야 할 사람들은 집에 있고, 입원해야 할 사람은 생활치료센터에 있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아야 할 환자들은 일반 병실에 있으며, 중환자실은 포화됐다"고 운을 뗐다.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 상황실 [연합]

정 위원장은 "기존에 병상을 썼던 환자가 이송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병상 가동률 80%는 사실상 꽉 찼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8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수도권의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은 85.0%, 전국 가동률은 78.8%였으며, 9일 오전 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에 따른 전국 위중증 환자 수는 857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정 위원장은 일부 코로나19 전담병원이 확진 중환자나 임신부를 받지 않기 위해 소생치료거부(DNR)나 산전 진찰을 받지 않는 것에 대한 동의서를 내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에게 해서는 안 될 일들이 지금 현장에서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우석균 인의협 공동대표는 민간 상급종합병들이 병상을 더 내놓도록 정부가 병상 동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 중증환자 병동 출입구 유리벽에 의료진들의 호흡 보호구가 걸려 있다. [연합]

우 공동대표는 이른바 '빅5'로 불리는 대형 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의 비응급·비중증환자 병상을 비우면 이론상 전체 병상의 10∼20%를 확보하는 게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이런 병상 동원 조치를 취하도록 정부에 촉구했다.

우 공동대표는 최근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안된 '체육관 중환자 병상'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대했다.

그는 "멀쩡한 대학병원을 놔두고 왜 체육관 병원을 만들어야 하냐"고 반문하며 "이는 완전한 의료공백이 일어난 다음에 생각해야 할 방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의료진이 부족해 병상이 있더라도 전체를 다 운영하지 못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서울대병원 국가격리병상에서 일하고 있는 최은영 행동하는간호사회 소속 간호사는 "중환자실이 부족해서 일반 병동에 중증도가 높아지면서 간호사들은 8시간 내내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이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 간호사는 정부의 환자당 간호인력 배치기준 지침 마련 이후에도 현장에서는 변화가 전혀 없다며 "간호인력 확충은 일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환자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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