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업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상호금융권이 관계형 금융 본연의 역할을 살펴서 조합원 대출을 우대할 수 있도록, 예대율 산정방식 개선에 나서겠다고 9일 밝혔다. 또 현재 상호금융권이 각 주무관청과 관계법령이 달라 규제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 신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 등 4개 상호금융 중앙회장과의 간담회에서 향후 감독・검사 방향을 설명하고 최근 상호금융권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국내 금리 및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경제여건이 여전히 만만치 않아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으므로 과거 상호금융권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교훈 삼아 건전한 경영을 실천하고, 잠재부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정 원장은 “특히 상호금융권의 주 고객층이 농림어업인과 지역서민임을 고려할 때, 대내외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사전적 감독이 중요하다”면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금감원과 중앙회의 공조체계 구축·운영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금감원과 새마을금고중앙회를 포함한 5개 중앙회가 참여하는 상시감시협의체를 통해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공유·관리하고, 조합의 규모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자산규모별로 유동성비율과 경영실태평가 기준을 차등화하는 등 탄력적인 건전성 감독을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또 금리 상승기에 과도한 예대금리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리산정체계의 적정성과 금리인하요구권 등 금융소비자의 권리가 제대로 작동되는지도 점검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재 상호금융의 규제 개선에 나설 것도 밝혔다. 현재 상호금융권은 동일사업을 영위해도 주무관청이 각기 다르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등으로 구성된 상호금융정책협의회가 운영중이다.

정원장은 “상호금융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이 구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