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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半·電의 증시, 반전(反轉)을 대비해야 [해외주식 길라잡이]
신한금융투자
김성환 책임연구원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최근 미국 증시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은 주도주군의 우위가 일관적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일 측면에선 대형주와 성장주, 업종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전기차)의 쏠림이 하반기 내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주가 방향성이 약화됐지만,주도주 쏠림 일변도 시장 컬러는 방향성과 무관하게 유지되고 있다.

다양한 지표에서 쏠림이 확인되는데, 우선 지수가 신고가 경신에 가담하는 종목수가 점차 줄고 있다. 반면 추세선(100일 이평선)을 하회하는 기업들의 수는 추세적으로 늘고 있으며, 11월 중 신저가를 기록한 기업의 숫자는 팬데믹 이후 가장 높았다. 주도주에는 과열이, 소외주에는 침체가 공존하는 쏠림의 단면이다.

과열을 시사하는 팩터들의 강세도 눈에 띈다. 전월 급등했거나, 밸류에이션이 높거나, 이평선과의 이격도가 높은 과열 기업의 수익률 우위가 하반기 내내 이어지고 있다. 고밸류 주식의 강세는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일관된 트렌드라 새롭진 않으나, 전월 급등주나 과열주의 연속적인 랠리는 꽤 이례적인 현상이다.

다소 과열 양상을 띨 정도로 주도 업종 쏠림이 심하게 전개됐던 첫 번째 이유는 이익 성장이 점차 희소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S&P 500의 분기 이익 성장률은 2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낮아지며, 이 추세는 내년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주도 업종의 장기 EPS 성장 기대치는 꾸준히 높아져 S&P 500의 2~3배를 상회한다. 성장이 희소해진 환경이 맞물려 주도주 매력은 더욱 부각시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쏠림의 1차적인 배경이 되었다는 판단이다.

두 번째로 경기 모멘텀의 약화 우려도 주도주 쏠림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경기 모멘텀은 역사적으로 절대 낮은 수준이 아니지만 체감 개선 모멘텀은 둔화하는 구간에 있다. 과거 체감 모멘텀 둔화는 경험적으로 경기 개선 베팅의 축소, 그리고 소수 종목으로의 포트폴리오 압축 전개로 귀결됐었다.

경기 모멘텀 약화는 시중에 여전히 많은 유동성과 맞물리며 낮은 실질금리를 유지시키고 있는데, 이 역시 대형성장주 중심의 쏠림을 지지하고 있다. 낮은 할인율은 미래이익 비중이 높은 성장주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유는 밸류보다 스토리, 내러티브에 민감해지는 수급 양상이다. 팬데믹이후 뮤추얼 펀드에서 빠진 자금이 개인과 ETF로 옮겨가는 수급 변화가 전개 중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금년 더욱 강화되고 있다. 미국 주식형 뮤추얼 펀드에서는 3605억 달러의 자금이 이탈했고 미국 주식형 ETF에는 4315억 달러가 유입됐다. 개인투자자는 최소 7000억 달러 이상 순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수급 변화는 쏠림 형성과 무관하지 않다. 뮤추얼 펀드 수급은 가치주 퍼포먼스와 관련이 깊다. 뮤추얼 펀드의 미국 증시 지분율과 가치주·성장주 상대주가의 궤적은 2000년 이후 정확히 일치한다. 이로 미루어보면, 최근 나타나는 역대급 뮤추얼 펀드 환매는 가치주 매도세로 직결됐을 것이다.

그러나 쏠림 심화가 야기한 주도주의 과열 양상은 단기적으로 소화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먼저 수급 상 매수세의 피로감이 확인된다. 주도주가 다수 포함된 나스닥의 매수거래 우위는 이례적인 수준으로 진행된 이후 최근 약화되기 시작했다. 주도 업종의 밸류에이션 격차 추가 확대가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단기 과열 팩터의 동반 강세는 꽤 이례적인데, 과열 팩터마다 아웃퍼폼의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월 급등 기업은 보통 강세장 초반부에 제한적인 강세를 보인다. 이격도(주가/이평선 비율) 상위 기업은 강세장이 후반부에 접어들 때 강세를 보였다. 두 팩터의 교집합인 주도주 과열의 결과다. 단기 과열 팩터는 장기적으론 시장을 이기지 못했고, 지난 20년간 1~2년 강세가 진행되면 평균회귀를 따라 약세가 다시 1~2년 진행됐다. 과열의 순환주기 상 평균회귀가 적용될 수 있다. 주도주 상대강세 일변도는 약화될 수 있다.

단기 관점에선, 쏠림 해소 과정에서 소외된 업종의 주가 부진 해소 가능성에 주목한다. 연방준비제도(Fed) 정책 정상화 행보를 감안하면 퀄리티가 동반된 업종이 반등 과정에서 주가 안정성이 높겠다. IT 소프트웨어, 미디어&엔터, 금융, 헬스케어, 유통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이익 퀄리티가 동반돼 쏠림 해소 과정에서 주목한다.

반도체, 자동차 등 하반기 주도주들은 과열을 식힐 시간이 필요하나, 이후 상승추세 복귀가 기대된다. 연말까지 과열 해소 과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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