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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만 2시간”…백화점 명품구매 ‘O 공포’에도 끄떡없다
“가격 계속 올라 늦기전에 사자”
루이뷔통·구찌 등 대기자 수십명
루이비통 매장(신세계백화점)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2시간 정도 기다리셔야 합니다.”

지난 4일 오후 2시30분 신세계백화점 본점 1층 루이뷔통 매장에서 얼마나 기다려야 매장을 둘러볼 수 있는지 묻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이날 백화점 1층 내 자리한 루이뷔통 매장에는 15명 남짓한 고객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열댓 명 남짓한 대기 고객이 전부일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객 수만 해도 30명이 넘었다.

루이비통 매장 직원들은 손님 응대에 눈 코 뜰 새 없이 바빠 보였다. 한 직원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려 달라”고 하자, 다른 직원이 “순번이 되면 메시지로 알려드리겠다”며 일일이 양해를 구했다.

다른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구찌 매장 앞에서도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백화점 명품 매장을 방문한 박 모(32)씨는 “명품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서 더 늦기 전에 살만한 게 있는지 구경하기 위해 나왔다”라며 “그런데 이렇게나 사람들이 몰릴 줄 몰랐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처럼 명품업계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6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명품 매출 신장률은 전주 대비 롯데백화점 9.7%, 신세계백화점 11.6%. 현대백화점 12.3%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공포가 시작되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5000명대 초중반을 기록했던 기간에도 명품을 사기 위해 백화점으로 향한 발길은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명품 브랜드의 꾸준한 인기는 이미 통계로도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백화점 3사’ 명품 매출 성장세는 특히 두드러진다. 이날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매출 평균 신장률은 전년 대비 36%다. 주요 백화점별로는 롯데백화점 36.9%, 신세계 34.2%, 현대백화점 37%을 기록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두드러지는 ‘명품 사랑’은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명품을 마련해 심리적 보상을 받으려는 ‘보복소비’가 주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20~30대를 중심으로 한정판을 중고 거래해서 목돈을 마련하는 ‘명품 재테크’를 목적으로 한 고가 브랜드 소비도 늘었다.

이에 주요 백화점은 기존 점포를 해외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폴로·빈폴·헤지스·폴스미스가 있던 남성복 공간을 비웠다. 그 대신 구찌 멘즈·발렌시아가 멘즈를 새로 입점했다. 국내 여성복이 있던 지하 2층은 수입 패션·리빙 브랜드를 모은 ‘더 하우스 H’로 개편됐다.

온라인 명품 시장도 빠른 속도로 크고 있다. 코로나19 탓에 비대면 쇼핑이 뉴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플랫폼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것이다. 명품 전문 온라인 플랫폼 머스트잇은 지난 3일 압구정 신사옥 1층에 오프라인 쇼룸을 열었을 정도다. 명품 플랫폼 업계 최초다. 지난 5일 오전 10시 50분에는 매장 앞에 줄을 서는 ‘오픈런(문이 열리자마나 쇼핑을 하기 위해 달려가는 것)’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유력 명품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더 공고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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