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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인하면 보틀벙커 떠올리게 될 것”…롯데마트 변신 이끄는 강혜원 상무[인터뷰]
강혜원 롯데마트 주류담당 상무는 이달 롯데마트 잠실점에 선보이는 대형 와인샵 ‘보틀벙커’ 오픈 준비에 한창이다. 강 상무는 롯데마트가 와인 카테고리를 키우기 위해 만든 전담팀 ‘프로젝트W’를 위해 지난 5월 영입한 외부 인재다. 강 상무가 서울 잠실 롯데마트 본사 사무실에서 와인을 소개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와인 하면 ‘보틀벙커’를 떠올리게 만들겠습니다.”

강혜원 롯데마트 상무(사진)는 이달 제타플렉스로 이름을 바꾸고 대대적인 변신에 나서는 롯데마트 잠실점의 핵심으로 꼽히는 대형 와인샵 보틀벙커 오픈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강 상무는 롯데마트가 와인 카테고리를 키우기 위해 만든 전담팀 ‘프로젝트W’를 위해 올해 5월 외부에서 수혈 한 인재다.

와인 ‘성덕’이 만드는 와인매장의 차별화

강 상무는 최근 서울 잠실 롯데마트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업무로도 하게 되니 스스로 ‘성덕(성공한 덕후)’이라고 부른다”며 “더이상 대형마트들끼리가 아니라 온라인과 경쟁해야하는데, 오프라인에 사러 와야하는 주류는 오프라인의 차별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상무는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MBA 유학 시절 자연스럽게 와인을 자주 접하며 본격적으로 와인에 빠지게 됐다. 보스턴컨설팅 그룹, CJ푸드빌, 옐로우독, 위쿡 등을 거친 강 상무는 컨설팅 업무를 하며 롯데와 인연을 맺어왔다. 강 상무의 영입은 최근 롯데그룹 인사를 관통한 외부인재 파격발탁과 기조가 같다.

강 상무는 “보수적이라는 롯데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가 있지만, 실제로 와서 보면 뭘 가지고 보수적이라고 하는건지 오히려 놀랐다”며 “롯데마트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절실함이 있고, 새로운 방식에 있어서도 방어나 저지가 아니라 같이 답을 찾으려한다. ‘롯데에서 이렇게 해도 되나라고 느끼면, 그냥 해라’라고 조언해주시는 임원분 등 에너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틀벙커는 이런 변화의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 곳이다. 롯데마트가 잠실점 1층의 70%(1320㎡)를 보틀벙커로 만들 정도로 와인에 진심인 까닭은 두가지다. 강 상무는 “와인을 즐기는 사람은 단순히 술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 식도락, 미식 등에 더 민감한 분들이 많다. 와인 고객들 잡는 것은 그분들이 대변하는 더 나은 식문화를 우리가 이끌어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울러 “드라마 회식 장면에서도 와인 마시는 장면이 나올 정도로 와인 마시는 행위가 일상으로 들어왔고, 성장성 면에서 과거 붐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마트 와인 매출 신장률은 2019년 24.7%에서 지난해 59.8%로 늘었고, 올해는 11월까지 63.4%를 기록했다.

보틀벙커의 목표는 마트 갔다가 와인 사는 것이 아니라, 와인 사러 마트에 오는 고객을 늘리는 것으로 콘텐츠 하나하나가 그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와인을 사는 사람들은 뭐가 제일 아쉬운 부분일지 트렌드세터 15명 심층인터뷰, 200명의 고객조사를 실시할 정도로 철저히 고객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강 상무는 “마트 와인매장에서 고객들을 관찰해보면 가만히 서 있는 분들이 많다”며 “일부 헤비유저가 아니라면 수백종의 와인 중에서 잘 못 고르는 것이 당연하다. 이 고객들의 답답함과 불편함에서 오는 현실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100만원짜리 와인도 딱 한잔…경험 콘텐츠 강화

보틀벙커는 와인은 어렵다, 비싸다는 장벽을 깨고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에 심혈을 기울였다. 와인에 대한 오프라인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테이스팅 랩도 한 예다. 테이스팅 랩에서는 고급 빈티지부터 트렌디한 와인까지 80여종의 와인을 사전에 마셔볼 수 있다. 전용 팔찌에 금액을 충전 후 기계에 팔찌를 태깅 후 본인이 마시고 싶은 와인을 30ml씩 시음하는 방식이다.

강 상무는 “국가별 다변화 뿐만 아니라 내추럴와인, 스파클링와인, SNS에 자랑하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와인 등 마시는 종류가 다양해졌다. 와인의 품질 그 자체가 여러가지 요소를 담고 있다”며 “판매 직원의 말을 들어도 잘 와 닿지 않을 수 있고, 직접 마셔봐야 본인의 취향을 알 수 있다. 100만원짜리 와인 한병은 못 사도, 한 잔 마셔보는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혜원 롯데마트 주류담당 상무는 이달 롯데마트 잠실점에 선보이는 대형 와인샵 ‘보틀벙커’ 오픈 준비에 한창이다. 강 상무는 롯데마트가 와인 카테고리를 키우기 위해 만든 전담팀 ‘프로젝트W’를 위해 지난 5월 영입한 외부 인재다. [롯데마트 제공]

프로젝트W팀은 대다수가 와인 자격증을 갖춘 와인 전문가인 것은 물론 콘텐츠, 마케팅, 동선 설계 등까지 고객경험 설계의 전문가들로 꾸렸다. 전문 소믈리에가 상주하는 보틀벙커는 4000여종의 와인뿐만 아니라 와인 용품까지 구비해 와인과 관련된 모든 것을 총망라한 매장이다.

강 상무는 “품종, 국가 이런것보다 한우, 족발에는 어떤 와인이 좋은지 쉽게 알 수 있는 큐레이션을 많이 하겠다. TPO, 푸드페어링 관점에서 왜 좋은지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곳”이라며 ”와인애호가 분들께는 여기 없으면 아무데도 없다는 우리의 선언에 맞춰 만족감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틀벙커는 내년에 5개점 가량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거점으로 미리 예약하고 픽업하는 온라인 연계서비스로, 전용 앱도 내년 상반기 중 오픈 예정이다. 강 상무는 “서두르면 빨리 만들 수 있겠지만, 어떤 서비스와 콘텐츠를 담을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연말 홈파티 시즌을 맞아 와인전문가가 추천하는 와인은 무엇일까. 강 상무는 “프랑스 남부지역 와인인 지공다스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와인으로 한식하고 잘 어울려서, 내 밥상에 가져올 수 있는 와인이다”라며 “무엇보다 와인 추천은 음식에 따라 달라지는데 페어링 치트키는 달지않은 스파클링 와인으로, 샴페인하고 똑같은 기법으로 만들었지만 가격은 저렴한 스페인 카바를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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