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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젤승용차도 세금낸다...요소수 넣으러 고속도로 가란 말이냐"
"요소수 주유소 서울·제주 0곳...1곳씩 있는 세종·광주도 "재고 없어"
결국 5배 비싼 해외직구...일부 판매자 '2일 내 수령' 걸고 최대 8배 폭리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24일 오전 경남 함안군 고속도로 휴게소에 위치한 중점 유통 주유소를 방문해 주유소 관계자로부터 요소수 수급 상황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환경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내년 2월까지 차량용 요소수의 사용량이 충분하다고 밝혔지만 정작 현장에선 요소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요소수 중점 유통망이라고 공지한 111곳 주유소의 45%에 달하는 50곳은 보유 물량이 200ℓ 이하에 그쳤고, 50곳 중 31곳은 모든 물량이 소진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서울과 제주지역엔 요소수를 구할 수 있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었고, 세종, 광주도 단 1곳 뿐이다. 이 탓에 ‘탁상 행정’에 대한 불만이 치솟고 있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공지된 ‘요소수 주유소’는 111곳이다. 그러나 25일 오후 4시 기준 111곳 중 45%에 달하는 50곳은 요소수 보유 물량이 200ℓ 이하다. 게다가 이 중에는 요소수가 단 한 방울도 없는 주유소가 31곳으로 전체 요소수 주유소의 28%에 달한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4일 제16차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에서 “단기적인 요소수 수급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실과 다른 셈이다.

특히 요소수 보유 물량의 지역별 편차는 훨씬 심하다. 오피넷에 111곳의 요소수 주유소가 공지됐지만 서울과 제주엔 단 1곳도 없다. 서울의 디젤차량 운전자는 불편하긴 해도 경기(14곳)나 인천(5곳)에서 요소수를 구할 수 있지만, 제주의 경우엔 섬 밖으로 나가야만 요소수를 구할 수 있는 실정이다. 광주, 세종에도 요소수 주유소는 단 1곳 뿐이다. 다만 이들 광주와 세종 요소수 주유소도 정작 보유 물량이 0ℓ인 탓에 사실상 지역에선 요소수를 구할 수 없다.

해외직구 요소수.[연합]

디젤차량 운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요소수 대란 이전가격(10ℓ에 1만원)의 4~8배에 달하는 비싼 돈을 주고 해외직구를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현재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요소수’를 검색하면 요소수 10ℓ 가격은 4만5000~8만2000원 가량이다. 요소수 없인 차량 운행을 하지 못하는 구매자의 약점을 이용해 ‘배송기간’으로 폭리를 취하는 판매자도 있다. 매점매석 단속에도 여전히 재고물량을 쌓아두고 잇속을 챙기는 이들이 적잖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디젤 승용차량 운전자인 정 모씨는 “정부가 화물차를 중심으로 요소수 거점주유소를 지정하다보니 요소수 주유소는 대부분 고속도로 휴게소”라며 “개인용도로 요소수를 필요로 하는 승용차량도 상당한데 요소수를 넣기 위해 일부러 고속도로를 타라는 말이냐”고 말했다. 그는 “디젤승용차량은 불법 개조 차량이 아니며 세금도 정확히 내는 국가에서 운행을 허가한 차량”이라며 “정부는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요소수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현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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