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제치고 다시 부르고 싶은 강사 1위
어린이 고객도 맞춤형으로
[헤럴드경제=성연진·박자연 기자]“대학에 따라, 연령에 따라 또 성별에 따라…고객 ‘맞춤형’으로 이야기합니다. 강의평가는 4.7점을 받았는데 방송인 유재석씨를 제치고 다시 부르고 싶은 강사 1등에 꼽혔다고 하더군요(웃음)”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겸임)은 대학에서 소위 인기 강사다. 그의 강의 스타일은 듣는 이에게 초점을 맞춘다.
순수예술 전공자가 많은 추계예술대학에 강의를 나갔을 때는 쉬운 설명으로 접근했다. ‘신용이 뭘까, 금융이 뭘까’라는 단순한 질문을 던지고, 무엇이든 대답을 한 학생에게 커피쿠폰 등을 줘 관심을 끌었다. 학생들이 질문하는 모습에 교수들도 놀라움을 표했다. 한 교수는 “어떻게 학생들이 질문을 그렇게 하느냐”고 따로 연락이 오기도 했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 방문했을 때는 인공지능(AI) 의사 원조 격인 IBM왓슨을 소개하며 흥미를 높였고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강의를 진행했을 때는 여성 댄서 ‘리아킴’ 이야기를 꺼냈다.
대학에서는 사례를 제시할 때도 현실을 반영한다. 이 원장은 “예를 들면 신용이 하위 10% 이하면 1000만원을 빌렸을 경우 이자를 무조건 20% 상당을 내야한다. 저축은행도 어렵고, 대부업이나 사금융으로 밀려나는 게 흔하다. 그런데 만약 신용이 1등급이면 3%대로 받는다. 차이는 17%포인트인데 이게 다 돈”이라고 설명한다. ‘신용이 곧 돈’이라는 메시지가 청자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되게끔 하고 있다.
강의 중 대학생 맞춤형 경제 팁도 제공한다. 주택청약을 가입할 때 청년·대학생은 일반 통장 금리 1.8%에 더해 1.5%포인트 추가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즉 3.3%로 청약 통장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원장은 이 청년·대학생 청약통장을 소개하면서 “열심히 일해서 돈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금리를 받아 돈이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이 내용을 들은 한 대학생이 즉시 청약통장을 청년·대학생용으로 전환하겠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다. 저축 상품도 소개해준다. 서울시내 대학생들에게는 청년희망적금을 소개한다. 이 상품은 1인당 10만원씩 3년 저축해 360만원을 모으면 같은 금액을 서울시에서 지원해준다. 7000명을 선발하지만 아직도 이 제도를 모르는 학생들이 태반이다. “원금의 두 배가 생기는 엄청난 상품인데 이런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강의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이 통했는지 원장 사무실 벽 한 켠에는 숙명여대 학생들이 쓴 손편지가 빼곡히 붙어있다. 모 대학에서는 ‘다시 부르고 싶은 강사’를 조사했는데 여기서 1위로 뽑히기도 했다. 강사 라인업에는 방송인 유재석도 있었는데 이 원장의 강의가 얼마나 유익했는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계문 원장은 ‘어린이 고객’도 사로잡았다. 웹툰 식으로 한 어린이 신문에 기고를 했는데 반응이 좋아 출판까지 이어졌다. 바로 어린이 경제서적인 ‘원장쌤의 경제 한 조각’이다. 한 초등학생은 이 책을 감명깊게 보고 직접 찾아와 이 원장과 대면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어릴 때부터 경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그는 “수능 경제 선택 비율이 1.5%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어린이부터 똑똑하게 벌고 의미있는 곳에 소비할 수 있는 살아있는 경제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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