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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픽]성폭행 크리스·탈세 정솽…中 연예인 88명 인터넷방송도 퇴출
88명 리스트 발표
시진핑 공동부유 달성 포석
FT "한국 연예산업도 타격 우려"
엑소 전(前) 멤버 크리스(왼쪽)와 배우 정솽(오른쪽). [웨이보 캡처]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중국에서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그룹 '엑소'의 전 멤버 크리스(본명 우이판)와 탈세 의혹이 일었던 배우 정솽 등 연예인 88명의 연예계 활동이 사실상 봉쇄됐다.

중국 정부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인터넷활동 금지에 이어 팬클럽활동을 규제하는 조치까지 내놓으면서 연일 연예사업 ‘정풍운동(기풍 바로잡기)’ 강도를 높이고 있다. 외신들은 한국 엔터테인먼트산업에까지 역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23일 중국연기업협회는 인터넷방송 경고 대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엑소 출신 크리스와 정솽, 정저한 등 3명의 연예인이 포함됐다. 크리스는 성폭행 혐의, 정솽은 고액 탈세, 정저한은 일본 태평양 전쟁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방문사진 게재 등으로 각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모든 인터넷플랫폼이 이들의 계정을 폐쇄함으로써 명단에 오른 연예인은 인터넷공간에서도 완전히 퇴출됐다.

앞서 중국 방송규제기구인 광전총국은 지난 9월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의 출연을 원천 봉쇄하고, 고액 출연료를 금지하는 내용의 대중문화 분야 고강도 규제를 발표한 바 있다.

같은 날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연예계 스타 관련 인터넷정보를 한층 더 규범화하는 업무에 관한 통지(지침)’를 발표했다. 판공실은 “연예계 스타 관련 정보의 발표와 전파는 법규, 공공질서, 선량한 풍속을 준수하는 가운데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고양하고 건강한 품위를 견지해야 한다”며 인터넷에서 전파가 금지되는 행위의 목록을 열거했다.

이 목록에는 ▷비정상적 심미관 ▷사치·향략과 배금주의 ▷저속한 스캔들 ▷스타들의 연애 문제 갈등 ▷스타들의 동선과 집주소 ▷스타에 관한 허위 정보 ▷스타 비방 ▷팬클럽 간 상호 비방과 공격 ▷팬클럽 내 과도한 소비 조장과 불법 자금모금 등에 관한 정보가 포함됐다.

지침에는 중국 내에서 팬클럽은 전문 에이전시가 직접 해야 하고, 특정 연예인과 관계 있는 작품이나 제품에 대한 게시물의 표시 횟수 제한 등의 내용도 들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백만명에 달하는 아시아 유명인(셀러브리티) 팬덤이 야기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라며 “팬덤을 규제함으로써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를 한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홍보를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번 연예산업 규제는 특히 한국 엔터테인먼트업체들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중국은 과거 한국 엔터테인먼트회사들의 핵심 시장이었으나 이제는 벗어나야 하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

IT, 사교육 기업에 이어 엔터테인먼트사업까지 단속에 나선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창하는 ‘공동 부유(共同富裕·다 함께 잘살기)’ 달성을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연예인의 호화로운 삶이 위화감을 조성하고 양극화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 있어서다.

FT는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연예산업 규제가 시 주석의 ‘공동 부유’ 추진 이후로 더욱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불평등을 완화하고 내수 중심의 성장모델로 전환한다는 ‘공동 부유’ 실현을 위해 빅테크기업 철퇴, 사교육 금지, 부동산세와 상속세 도입 등 일련의 조치가 쏟아져 나왔다. 분석가들은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될 내년 하반기 공산당 제20차 당대회 전까지는 이 같은 규제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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