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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MM "예전과는 다르다"…해운경쟁 자신감
글로벌 선사 선복량 확대에 ‘치킨게임’ 우려
HMM, 초대형컨선·스크러버 선제 투자로 효율성 ↑
10대 선사 비중 높아 출혈경쟁 실익 없다는 지적도
최근 글로벌 선사 간 선복량 확대 경쟁이 벌어지면서 이른바 ‘치킨게임’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HMM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으로 선단의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지은 1호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 [HMM 제공]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해운 물류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글로벌 해운업체 간 선복량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선제적 투자를 통한 선단의 질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선사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24일 글로벌 해운시장조사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선사들은 경쟁적으로 신규 컨테이너선 발주를 하며 선복량 확대에 나섰다. 세계 2위 선사인 MSC가 9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수준의 선박 발주에 나섰고, 3위와 4위 업체인 CMA CGM과 COSCO 역시 50만TEU 이상의 신규 발주에 나섰다.

반면 현재 약 82만TEU의 선복량(점유율 3.3%)을 가진 HMM이 새로 발주한 선박은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총 16만1000TEU)에 그쳤다. 오는 2025년까지 총 120만TEU의 선복량을 갖추겠다는 게 HMM의 계획이지,만 여전히 경쟁사보다는 규모면에서 적다.

지난 2017년 글로벌 선사 주도로 선복량 확대를 둘러싼 ‘치킨게임’으로 한진해운이 파산했던 기억이 있는 만큼 각사의 신규 컨테이너선이 실제 바다에 나오는 2024년이 되면 HMM이 또다시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선복량 규모보다 선단의 구조적 효율성이 더 중요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특히 1만TEU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 HMM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HMM은 지난 2018년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2만4000TEU 급 12척을 건조,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의 유럽노선에 전량 투입했다. 이후 1만6000TEU 급 8척도 추가로 인도받아 운항을 시작했다.

이로써 HM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비중은 80%에 달한다. 10대 글로벌 해운업체들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비중이 30~50% 수준임을 감안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HMM 관계자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비중이 높으면 한번에 많은 물동량을 옮길 수 있다”며 “영업활동에 유리하고 선박의 속도를 늦춰 연료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운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해운 시장에서도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HMM에게는 기회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IMO2020에 따라 선사들은 지난해 1월부터 선박 연료유 황산화물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제한하고 있다.

대부분 선사들은 황산화물 함유량이 적은 저유황유나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규제에 대응해 왔다. 탈황장치인 스크러버를 장착하는데 드는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고 선박을 개조하는 동안 선복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면 HMM은 유가 변동성을 고려해 신조 선박을 중심으로 80%(선복량 기준)가 넘는 선박에 스크러버를 선제적으로 설치했다.

최근 저유황유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경쟁사의 연료비 부담이 커졌지만, HMM은 이러한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입장이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1t당 70달러 수준이던 벙커C유와 저유황유 가격 차이는 최근 16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해운 운임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상황에서 글로벌 초대형 선사들이 치킨게임을 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1차 치킨 게임 이후 10대 선사의 시장 점유율이 85%에 달하는 상황이라 지금 와서 치킨게임을 통해 도태시킬 중소형 선사 자체가 남아 있지 않아 실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높은 운임이 경쟁을 통해 다소 낮아진다고 해도 영업이익률이 50%가 넘어가는 HMM이 한진해운처럼 휘청일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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