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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올해도 흥행…12조원도 넘는다
바이오벤처들 대규모 계약체결 주도
공개된 액수만 11조4000억원 달해
"최종신약으로 나와야 선순환" 지적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흥행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축적해 온 신약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매년 기록을 스스로 경신 중이다. 업계는 이런 분위기를 환영하면서도 기술수출된 후보물질이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최종 탄생하고, 나아가 자체 신약개발 단계로 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해 12조원 돌파 예상…11월에만 4건=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기술수출은 11월 현재 11조4000억원. 여기에는 비공개 계약이 포함되지 않아 총 규모는 1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밀어내기 계약이 많은 연말까지 남은 기간을 감안하면 이를 훌쩍 넘을 수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은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 2018년 5조3700억원에서 2019년 8조5100억원, 지난해 처음 10조원대(10조1400억원)를 돌파했다.

기술수출 건수도 28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월 GC셀(기존 GC녹십자랩셀)이 미국 MSD와 2조900억원 규모의 면역세포치료제 기술수출을 시작으로 거의 매달 기술수출 소식이 전해졌다. 월 평균 2건 이상의 기술수출이 체결되는 셈.

특히, 이번 11월에만 4건의 기술수출이 있었다. 한미약품이 캐나다 앱토즈바이오와 4900억원대, SK바이오팜이 중국 이그니스테라퓨틱스와 2100억원대의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17일 레코켐바이오와 보로노이는 각각 1조원대 이상의 기술수출 계약 소식을 전해왔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24일 “빅파마(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후보물질 중 가능성이 높은 후보군을 기술도입(라이선스 인)하는 전략을 택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기회를 잡았다. 이제 기술수출이 과거와 같이 어려운 목표는 아닌 상황”이라 말했다.

▶기술력 앞세운 바이오벤처 약진…약물 종류·대상국가도 다양=기술수출은 전통 제약사보단 바이오벤처들이 주도하고 있다. 올해 체결된 주요 기술수출은 한미약품, LG화학, HK이노엔, GC셀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이오벤처다.

규모도 작지 않다. 2월에 인도네시아 KG바이오에 코로나19 치료제와 면역항암제 기술수출을 한 제넥신의 계약 규모는 1조2000억원. 이달 레고켐바이오가 체코 소티오바이오텍과 체결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기술이전 건은 1조2127억원으로 밝혀졌다. 약물전달 플랫폼기술을 가진 레코켐바이오는 올해만 4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켰다.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에 ADC치료제 개발 권리를 넘기면서 기존 계약 규모인 4963억원을 9200억원까지 늘렸다.

보로노이 역시 미국 피라미드바이오에 총 1조원대의 항암제 후보물질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펩트론은 중국 치루제약에 항암제 후보약물을 6340억원대에 팔았고, 올릭스는 중국 한소제약에 신약후보물질 2종을 5368억원에 넘겼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 후보물질을 덴마크 룬드벡과 5370억원 규모로 체결했다.

기술수출 대상국도 넓어지고 있다. 과거 주로 의약품 강국인 미국, 유럽이 주요 기술수출 대상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수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단, 이같은 외형적 성과는 국내 기업들의 도약에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지적도 새길만 하다. 이 부회장은 “이제 기술수출 자체에 만족해선 안 된다. 수출한 기술이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탄생돼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기술료 수입도 더 많아지게 돼 자체 신약개발 역량이 향상될 수 있다”고 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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