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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브리드전쟁]‘돈 되는’ 하이브리드 전쟁… 드론·여행산업 때아닌 '특수'
하이브리드 전쟁 전략·무기 상품화…수익 창출
벨라루스, 국영 여행·항공사 상품 팔아 난민 유입
터키 기업, 세계 13개국에 군용 드론 판매하기도
벨라루스의 국영 항공사 벨라비아의 항공기가 지난 5월 민스크 국제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 벨라비아 항공사는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전쟁 형태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의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불경기 속 일부 국가는 돈벌이가 되는 ‘하이브리드 전쟁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가까이 위축됐던 관광산업은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또한 고도의 기술력으로 싸우는 하이브리드 전쟁에서 빠질 수 없는 전투용 드론을 구입하는 국가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처럼 ‘하이브리드 전쟁 특수’를 누리는 국가와 기업은 전쟁에 필요한 전략과 무기를 상품화해서 수익을 창출한다.

▶벨라루스, ‘난민용 여행 패키지’로 관광산업 회복 시도=폴란드-벨라루스 사태로 하이브리드 전쟁을 펼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벨라루스 관광업체가 난민에게 여행 패키지를 판매하며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이 작업은 올해 초부터 암암리에 진행돼 왔다.

문제는 벨라루스의 국영 여행·항공사가 유럽으로 망명하려는 중동 출신 이민자를 상대로 비자 발급과 편도 항공권, 그리고 호텔 숙박권 판매에 나섰다는 점이다.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이 수백명의 이민자를 인터뷰한 결과 이들 모두 벨라루스 국영 여행사를 거쳐서 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라크 바그다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터키 이스탄불 등 다양한 도시를 경유한 뒤 수도 민스크에 도착했다. 그 후 구입한 호텔 숙박권으로 1~2박을 묵고, 밀수범을 만나 폴란드 국경까지 안내받았다.

이라크의 한 이민자는 로이터통신에 “중동국가에서 벨라루스 민스크까지 가는 ‘패키지 상품’ 가격이 1250~4000달러(약 147만3000원~471만3600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민스크 국제공항은 최근 중동에서 오는 항공편을 증축해 난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실시간 항공기 비행 정보를 제공하는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국영 항공사 벨라비아는 지난 2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민스크까지 운행하는 28개의 항공편을 7월에 65편으로 늘렸다. 터키항공의 민스크행 비행기는 한 주에 약 124회를 비행했다.

벨라비아는 개입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민자인 아라스 팔라니 이라크 출신 통역사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여행사는 우리에게 자신들이 벨라루스 국경수비대와 연계돼 있다고 직접 밝혔다”며 벨라루스 당국이 여행사를 통해 인신매매 작업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인근국 라트비아의 아르티스 파브릭스 국방부 장관도 벨라루스 정부의 개입이 사실이라며 “이민자는 이동하는 과정에서 최소 3개의 국영 호텔에 숙박했다”고 밝혔다.

곳곳에서 증언과 증거가 나오자 1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관계자는 벨라루스 제재 대상에 항공회사와 여행사를 포함하기로 했다. 이에 벨라비아와 터키항공은 앞으로 예멘·이라크·시리아에서 민스크행 탑승객을 태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의 드론업체 바이카르 마키나와의 드론 바이락타르(Bayraktar TB2) 모습. 드론은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과 낮아지는 시세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바이카르 마키나와는 현재 분쟁지역을 포함한 13개국에 드론을 수출 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드론 사업 확장으로 웃는 터키=하이브리드 특수를 누리는 또 다른 분야는 드론 산업이다. 표적과 암살 무기로 지목되는 드론은 하이브리드 전쟁에 동원되는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다. 최근 이라크서 3대의 드론으로 총리를 암살하려는 시도에서 하이브리드 전쟁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드론 산업이 지속해서 확장 중인 터키는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격화된 갈등으로 수혜를 받았다.

터키는 자체 방어 능력을 강화하려는 우크라이나에 전투용 드론 바이락타르(Bayraktar TB2)와 드론 엔진을 공급해오며 지속해서 수익을 내왔다.

그중 인지도가 제일 높은 터키 드론업체 바이카르 마키나와 우크라이나의 인연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달 우크라이나는 이 회사의 드론 24대를 추가 구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러시아의 강한 반발을 샀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예프포스트에 따르면 수익의 70%를 드론 수출로 창출하는 바이카르 마키나는 분쟁지역을 포함한 13개국에 드론을 수출 중이다. 내전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리비아와 시리아를 포함한 다른 중동 국가에도 드론을 합리적인 가격에 수출한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드론은 군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식별이 어려워 앞으로 국가 간 하이브리드 전쟁에 자주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발달하는 드론 기술이 더욱 저렴해지면서 지금보다 널리 보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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