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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당 평균차입 1억4441만원…소득 높은 서초 ‘최고 빚쟁이’ [헤럴드 뷰-대한민국 금융지도 ①서울]
서울사람들 얼마나 빌리고 모았나
가계대출 19.4조…88%가 주택관련 대출
주택대출 중 전세자금 비중 38.8% 최고
대출 연체율은 양천구가 최고, 서초 최저
연령별로는 40대가 전체금액의 31% 차지

서울 지역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전국 증가율을 큰 폭으로 웃도는 가운데 서울 시민 1인당 대출 규모가 1억4000만원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가계대출 중에선 88%가 주택관련 대출이었다.

NH농협은행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당행 대출보유 18만 서울 고객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시민 한명 당 대출액이 1억4441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증가율은 17.7%로 전국 증가율(12.0%)보다 5.7%포인트 높았다.

서울보다 증가율이 높은 곳도 있다. 이 기간 중 광주에선 대출이 20.4%(1위) 증가했고, 세종에선 17.9%(2위) 상승했다. 서울이 광주와 세종에 이어 전국 3위를 기록했다. 광주는 전국 평균 증가율의 1.7배 수준이고 부산(14.0%), 전남(17.1%)도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작년말 서울지역의 가계대출 잔액은 25조7000억원으로 전년말대비 4조2000억원 늘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9조4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조6000억원 증가했다.

▶서초 2억1253만원 ‘1위’=서울시 25개구 중에선 가계당 대출 금액이 가장 큰 곳은 서초구다. 가계당 2억1253만원으로 다른 구 대비 높은 주택가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 높은 곳은 강남구로 2억635만원이고 용산구가 1억8489만원으로 그 다음이다. 가장 대출 규모가 적은 곳은 도봉구로 평균 8647만원이다.

25개구 중 최근 4개년(2017~2020년) 동안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로 23.4%를 기록했다. 동대문구는 이 기간 중 22.7% 올랐으며 중구는 6.0%에 그쳐 최저 증가율을 나타냈다.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양천구로 0.21%였고 중구가 0.20%로 2위에 올랐다. 연체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초구로 0.05%로 집계됐다. 25개구 평균 연체율은 0.11%다.

▶주택대출 중 전세대출이 39%로 최고=서울 지역 가계대출을 유형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관련대출이 87.8%(19조4000억원)를 차지했고 신용대출이 12.2%(2조7000억원)로 나타났다. 주택관련대출을 세부적으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이 38.8%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그 다음은 주택담보대출(33.4%)과 집단대출(26.7%) 순이다.

지난해 4분기 주택관련대출은 전년동기대비 22.9% 증가했는데, 2019년 3분기 이후 하락세를 그리다 작년 4분기 반등했다. 신용대출 증가율은 20.2%로 2019년 4분기(2.8%)보다 큰 폭 올랐다. 농협은행은 이에 대해 “정부의 주택대출 취급 규제 강화에 따른 신용대출 전환이 증가요인으로 추정된다”며 “신용대출(변동금리) 건전성 악화 등 잠재 리스크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세자금 대출이 가장 많은 구는 강남구로 잔액이 9022억원이고, 송파구가 6908억원으로 그 다음이었다. 도봉구가 726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곳 역시 강남구로 7399억원이고 서초구(5910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금천구는 708억원으로 가장 낮았다. 집단대출은 송파구(4912억원)가 가장 많았고 금천구(549억원)가 가장 적었다.

신용대출 중에선 우량신용대출이 40.0%를 차지했고 기타신용대출이 60.0%의 비중을 보였다. 우량신용대출이 가장 많은 구는 송파구로 999억원의 잔액을 보였고 금천구가 92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기타신용대출 최대 잔액 지역은 강남구로 1474억원이고 최저 지역은 금천구(188억원)다.

▶최대 대출 연령은 40대=연령별로 서울시 가계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주경제활동 인구인 30~50대 고객의 대출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말 기준 30대는 6조1000억원으로 2017년말 대비 2조9000억원 증가했고, 40대는 8조원으로 이 기간 중 2조8000억원 확대됐다. 50대는 6조2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늘었다. 40대가 전체 대출 중 31.2%를 차지, 연령대 중 가장 큰 비중을 나타냈다. 그 다음은 50대로 24.3%이고 30대는 23.9%다.

연령별 주택관련대출 내역을 보면 20~40대는 전세자금 비중이 높은 반면 50대는 주택담보 비중이 더 우위를 차지했다. 농협은행은 “시중은행은 연령대별 맞춤형 금융상품을 개발·제공하고, 정부차원에선 서민금융정책을 수립하고 보금자리론 확대를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득이 적을수록 주택관련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1·2분위)의 주택대출 비중은 1·2분위 각각 93.0%, 91.9%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5분위의 주택대출 비중은 67.3%로 1·2분위보다 크게 낮았다. 지난해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성을 활용, 레버리지를 통한 신용차입 수요가 중·고소득자를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저신용자에 더 높아진 ‘은행문턱’=지난해 차주 신용등급별 대출 현황에 따르면 고신용자(1~3등급) 비중은 전체의 52.1%를 차지했다. 중신용자(4~6등급) 비중은 40.2%이고, 저신용자(7~10등급)는 7.7%다. 전체 대출 중 92.3%가 고·중신용자에서 발생됐다. 2018년만 해도 8.8%에 달했던 저신용자 비중은 해마다 감소추세에 있다. 저신용자의 은행 퇴출 및 사금융으로의 이탈 방지를 위해 취약층 대출 지원 방안이 확대돼야 한단 분석이다.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 서울 자영업자 고객의 대출은 연평균 14.9%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임대업이 33.2%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업이 21.1%로 두번째로 높았다. 농협은행은 “특정 업종에 자영업 대출이 편중돼 있어 금리인상, 부동산 경기 하락 등 외부 영향에 의해 부실화될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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