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비즈] 해외건설시장 개척 협업이 답이다

축구경기에서 골을 넣으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해외 건설 수주도 마찬가지다. 건설업계 혼자 열심히 뛴다고 해서 원하는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발주처 요구 사항이 기존 단순 시공에서 투자 주선까지 복잡·다양해졌고 기대 수준 또한 높아졌다. 저유가와 세계적 저성장 지속으로 발주물량은 감소하고 있는 데다 저가 공세를 앞세운 신흥국의 부상으로 수주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해외 사업 특성상 수주 확대를 위해선 발주처와 꾸준한 접촉을 통해 주요 정책과 사업 입찰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최근에는 인프라 수주경쟁이 국가 간 대항전으로 확대되면서 정부와 공공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국가 개발 프로젝트와 같은 대규모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선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더해 정책금융기관의 경쟁력 있는 금융 패키지 제공, 기업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한데 어우려져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야 수주에 성공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국가 간 고위급 회의체와 수시 면담을 통해 인프라 협력과 수주 지원 외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부 간 협력 연계와 우리 기업의 진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등 우호적인 기업 환경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7월부터는 ‘해외 수주 활력 제고 및 고도화 방안’을 마련해 수주 여건 개선 및 기업 애로 사항 해소에도 나섰다.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우리 기업들은 법률 자문과 발주처와의 협상 지원은 물론 국책펀드를 활용한 금융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공공·민간 공동 진출 교두보인 팀코리아는 해외 건설시장 진출에 있어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팀코리아를 구성해 공공기관이 해당 국 진출의 기반을 닦고, 우리 기업이 후속 공사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페루 친체로 공항 건설사업’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2019년 정부 간 계약(G2G)을 통해 한국공항공사 컨소시엄이 프로젝트관리조직(PMO)으로 선정됐고, 올해 초 진행된 후속 공사 입찰에서 우리 기업이 활주로 공사 등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우리 건설산업은 1965년 11월 수주액 540만달러였던 ‘태국 빠따니~나라타왓 고속도로 공사’ 수주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1993년 처음으로 해외 건설 수주액 1000억달러를 돌파했고, 2012년 5000억달러를 넘겼다. 현재 누적 수주 8800억달러를 기록하며 1조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건설인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옆에서 호흡을 맞춰온 정부와 공공이 만들어낸 값진 성과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 건설 수주를 돕기 위한 노력은 올해로 9회차를 맞은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를 통해 더욱 체계화되고 있다. 그간 발주처 고위급 인사 200여명이 GICC를 계기로 우리나라를 찾아 발주정보를 제공하고, 정부와 기업 면담을 진행해왔다. 이는 필리핀 말룰로스~클락 철도, 인도 뭄바이 해안도로 등 해마다 약 30억달러 이상의 수주 성과로 이어졌다.

올해도 국내 건설기업들의 해외 건설 수주를 돕고자 GICC가 오는 15~16일 개최된다.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되는 올해 행사에는 16개 발주처 고위급과 정부 간 협의와 50회 이상의 프로젝트 설명회 및 기업 면담이 예정돼 있다. 더불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민간투자사업(PPP), 다자개발은행(MDB) 전문가 국제 세미나를 통해 글로벌 인프라 관련 최신 동향과 핵심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HS마킷(IHS Markit)은 내년 세계 건설시장의 성장을 전망했다. 내년에는 해외 건설시장 회복과 함께 그간 우리 기업의 노력이 꽃을 피울 수 있길 바란다. GICC와 함께할 때 그 기회의 창은 더욱 커질 것이다.

윤성원 국토교통부 제1차관

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