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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립고 운동부 학폭 의혹…학교장 자체종결 후에도 폭력 지속
장기간 지속 지도교사는 방관
“운동 못한다”며 동급생이 폭행
단톡방서 제외…집단따돌림
골절상에 병원행 부모엔 안 알려
현재 학폭대책심의委 진행 중
서울 유명 사립고 운동부에서 동급생 간 학교폭력이 장기간 지속됐지만 지도교사는 이를 방관하고 피해 학생에게 되레 과도한 체벌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지난 4월 학교폭력전담기구가 열려 학교장이 자체 종결한 뒤에도 피해학생에 대한 폭력이 지속돼, 현재 학교폭력심의위원회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123rf]

서울의 유명 사립고 운동부에서 동급생 간 학교폭력이 장기간 지속됐지만 지도교사는 이를 방관하고 피해 학생에게 되레 과도한 체벌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할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개최와 함께 경찰 수사도 조만간 본격화할 전망이다.

10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소재 A고 운동부 학교폭력과 관련해 피해 학생 B(18)군의 부모는 최근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C(18)군과 지도교사를 각각 상해,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B군 부모는 B군이 2019년 1월 A고 해당 운동부에 들어가자마자 C군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1학년 초반에 C군이 “운동을 못한다”며 운동장에서 B군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것을 보고 감독이 훈계하는 일이 있었으나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감독의 말에 안심하고 운동을 계속 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괴롭힘은 멈추지 않았다. 2019년 8월에는 C군이 운동부실 문을 잠그고 B군과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에서 어떤 사고를 치고 온 지 아느냐”며 자신이 학교폭력 문제로 전학을 온 사실을 언급하고, 위협을 가하면서 욕을 하는 일도 있었다. 전학을 가고 싶다는 아들의 말에 상황의 심각성을 알게 된 B군 부모는 학교에 그 사실을 알리고, C군에게 유사한 일이 재발할 경우 체육특기자 전형으로 대학을 가지 않겠다는 ‘특기자 포기 각서’를 받았다.

이후에도 교묘한 괴롭힘과 따돌림이 지속됐다. 다른 학생 앞에서 “너 같은 건 필요 없다. ○○부에서 나가 달라”며 무시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대화방에서 대놓고 B군을 욕하는 일이 잦았다. 아예 B군을 빼놓고 단체대화방을 만들고, 훈련 중 투명인간 취급을 하기도 했다. 운동부 학부모 사이에선 체격이 큰 C군이 훈련 중에 일부러 B군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을 세게 밀쳐 다치게 한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고 3이 된 올 3월에는 C군이 ‘일 대 일 훈련’ 중 B군을 밀쳐 쇄골 골절 등 전치 8주의 부상을 입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B군 부모는 “아들이 과거 쇄골 부위를 수술해 몸속에 핀이 박혀 있고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장난’이라며 미트를 착용한 채 쇄골 부위를 가격했다”며 “신경 주변이어서 자칫하면 큰 장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재활까지 회복에 반 년이나 걸려 운동도 포기하게 됐다”고 호소했다.

지도교사와 학교가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했다는 게 B군 부모의 주장이다. 쇄골 골절상을 입은 사건 당일에도 충격에 한동안 운동장에 누워 있던 B군을 혼자 병원에 보내고 부모에게 바로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11월에는 B군이 휴대전화 게임 도중 혼자 욕을 했다는 이유로, 지도교사가 플라스틱 아이스하키채로 허벅지를 3대 때려 전치 2주 상해를 입는 일도 있었다.

A고는 올해 4월 학폭전담기구를 열어 쇄골 골절 사건에 대해선 학교장 자체 해결로 종결시켰다. 그러나 B군이 이후 쇄골 수술을 하고 지속적 학교폭력이 있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학폭심의위를 요청해 현재 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서 학폭위가 진행 중이다.

B군 부모는 “아이들이 따돌림을 시키는데 지도교사는 이를 말리지는 못할망정 아들은 경기를 못 뛰게 하고 C군 무리만 편애했다. 학교도 문제를 알면서 대충 넘어가려고만 했다”며 학교 대처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고만 입장을 밝혔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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