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처음으로 만나 악수를 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글로벌 인재포럼 행사에 나란히 참석해 손을 맞잡고 있다. 이상섭 기자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각각 양당의 후보로 선출된 후 처음으로 만났다. 두 후보는 이날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21’ 행사장에서 마주하고 인사를 나눴다.

이 후보가 먼저 “축하드립니다”고 인사를 건네자 윤 후보가 “반갑습니다. 이십 몇 년 전에 성남 법정에서 자주 뵀다”고 화답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보기는 봤을 텐데 저는 기억이 잘 안 난다”면서 “왜냐하면 형사 사건은 거의 안했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묘한 긴장감이 흐른 순간이다. 윤 후보는 이에 “아니다. 그래도 이따금씩 들어오셨다”고 말을 이어갔으나, 유력 대선후보들과의 인사를 기다리는 정·관·재계 인사들이 많아 두 후보 간 첫 대화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인사말에서 윤 후보를 2차례 언급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후보님 여기서 뵙게돼 각별히 반가운 마음”이라며 “국민의힘 후보가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했다. 인사말 후반부에서도 “오늘 존경하는 윤석열 후보님도 계신데”라며 “정부가 해야 할, 정치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새롭게 한번 논쟁해보고 합의할 수 있는 일들을 같이 의논하는 그런 자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자신이 윤 후보에 제안한 ‘1대 1 회동 및 정책토론회 개최’를 재차 언급한 것이다.

윤 후보는 무대 밑에서 이 후보의 연설을 듣다 이 후보가 내려오자 악수하고 연단에 올랐다. 윤 후보는 인사말에서 이 후보를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후보들이) 잠깐 귓속말을 나눴는데 어떤 내용을 말씀했느냐 물어봤더니 이 후보가 ‘여러 사람 거쳐서 대화가 전달되면 취지가 제대로 전달 안되고 오해 생길 수 있으니 직접 대화할 계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후보도 고개를 끄덕이는 등 우리가 이해하기엔 긍정적 취지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또 “1대1 회동 등에 대해선 아까 따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는데 공개 발언서도 제안한 만큼 윤 후보의 답변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초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첫 만남은 전날 열린 ‘전국여성대회’에서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이 후보가 부인 김혜경 씨의 낙상 사고로 당일 일정을 전면 취소하면서 이날로 미뤄졌다. 이 후보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한준호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서 이 후보가 “영화에서만 봤지 사람이 그렇게 혼절하는 모습을 옆에서 처음 봤다. 너무 놀라 정신이 없었다. 다행히 지금은 괜찮아보인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도 참석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다.

배두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