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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 인프라 개방 통해 디지털뉴딜” [헤경이 만난 인물-김학수 금융결제원장]
내년엔 통합앱으로 인증·지로 편리하게
가상화폐는 결제시장 큰 도전
메타버스 내 결제 중개도 연구

서울 강남구 금융결제원에서 김학수 금융결제원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원장은 다음달 금융기관에 금결원이 가진 데이터를 공개해 신용평가나 자산관리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성연진·이승환 기자] “한 달에 자동이체가 얼마나 되는 지 정확히 아는 이가 얼마나 되겠나. 매달 스마트폰 앱으로 이번달 자동이체 예상 금액을 알려준다면 얼마나 좋을지 생각했다. 그래서 내년엔 인증과 지로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결제원 통합앱(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예정이다. 은행도 인증서비스를 개발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소비자 편의를 높여야 한다.”

디지털플랫폼이 화두인 시대. ‘지급과 결제’ 데이터가 빠짐없이 모이는 금융결제원은 메가 플랫폼과 다름 없다. 동시에 비영리단체로서 모아놓은 데이터를 공공의 목적에 맞게 잘 쓸 수 있도록 고민하고, 소비자에게 유익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가상화폐 등 결제 시장의 불확실성 속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도전을 맞고 있기도 하다.

서울 강남구 금융결제원 집무실에서 만난 김학수 금융결제원장은 디지털뉴딜시대 ‘데이터 경제’를 맞이할 준비에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취임 첫 해 오픈뱅킹으로 금융혁신을 일으켰던 그는 지난 1년간은 결제원의 데이터를 정제하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금결원의 데이터 인프라 개방은 다음달 이뤄진다.

-마이데이터 시대가 도래할텐데, 금결원이 가진 데이터의 가치가 더 높아질 거 같다.

▶취임 후 우리가 갖고 있는 데이터가 얼마나 되나 살펴봤더니 2300테라바이트가 있었다. 그런데 데이터가 가공된 테이블이 아니라 목재처럼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있었다. 지난 1년간 우리는 데이터 정제 작업을 해 데이터 댐을 만들었다. 개방이 가능한 데이터 10%가 댐에 담겨있다. 이 리스트를 다음달 공개한다. 이 중 자금이동 데이터는 시범사업으로, 보이스피싱 등 금융의심거래정보 분석에 쓰이고 있다.

-개방되는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가능한가.

▶예컨대 기업어음데이터는 기업의 신용평가모델로 활용될 수 있다. 은행이 자금 이동 흐름을 보고 신파일러 고객을 잡을 수도 있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약한 프라이빗뱅커(PB) 기능과 투자은행(IB) 부문의 역량 강화는 빅데이터 없이 이루기 어렵다. 금결원의 데이터댐이 도움을 줄 것이라 본다.

-워낙 데이터가 많다보니, 보안 문제도 중요한 이슈다.

▶직원 700명 중 절반은 IT전문가다. 결제분야 자체가 기술을 요하고 있고, 서비스를 매끄럽게 하기 위해서 안전한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금결원에는 12개의 결제망이 존재한다. 각종 기술을 흡수하면서 늘어나고, 또 내부적으로 문제가 생기더라도 대체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작되면서부터는 오픈뱅킹 결제망이 만들어지는 식이다.

-이제 가상현실(메타버스)에서 가상화폐가 거래되는 시대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메타버스 내에서 재화와 용역이 오가고 생산과 소비가 생기면 돈이 움직인다. 우리도 내부적으로 결제서비스와 어떻게 연계할 지 고민하고 있다. 그렇다고 비트코인 등을 다루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미 돈은 실체가 없다. 이제 통화란, 숫자일 뿐이다. 디지털로 거래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의 지급결제 수단, 실물화폐도 메타버스 내로 통용 영역을 넓혀나갈 것이고 그 곳에서 우리가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상자산의 중개 역할은 누가 하는가

▶디파이, 이른바 탈중앙화된 금융은 우리와 정 반대다. 중개기관은 철저히 중앙화된 금융(Centralized finance)에 있다. 솔직히 디파이의 영역이 커지는 것 자체가 위기감을 준다. 우리는 매일 110조원, 6000만건 거래를 다루고 있다. 이 거래를 유지해나가야 하는데, 굉장히 큰 도전의 시대다. 그래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토론하며 답을 찾고 있다. 다만 완전한 탈중앙화는 안오지 않겠나. 공존된다면 그 속에서 우리의 역할을 어떻게 가져갈 지 고민하고 있다.

-‘사용자 편의’가 중요하지 않나. 인증, 지로 등 B2C를 개선할 계획은 없나

▶핀테크 기업의 경우 UI·UX(User interface·User experience) 부서가 총괄부서라고 들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B2B업이지만, B2C 영역에서의 서비스 개선도 고민하고 있다. 내년엔 통합앱을 만든다. 은행앱을 통해 지로 활용을 하지 않고, 더 편안히 우리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우리는 개인의 각종 지급결제 정보를 모아서 서비스할 수 있는 데이터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보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얼마전 UI·UX 관련 인력도 뽑았다.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면서 인증도 경쟁이 도입됐다.

▶공인인증서는 공과 과가 있었다. 통일적 본인확인 시스템으로 인터넷금융 기반을 만든 것은 공이고, 획일적 기준으로 불편함을 가져온 것이 과다. 소비자 보호와 책임의 문제도 있다. 공인인증 시스템이 있으니 다른 문제는 개인이 해결하라는 식으로 금융거래가 이뤄졌다. 현재 금결원 금융인증서 이용자는 900만명 가량이다. 연말까지 1000만명을 넘길 것으로 본다. 네이버, 카카오 인증서엔 못미치지만, 신뢰성 있는 인증서로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금융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결제 분야가 불확실성이 큰 영역이 됐다. 과거에는 은행을 통해 거래되는 지폐나 동전이 돈이었다면, 지금은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나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도 거론된다. 결제와 관련된 경쟁자도 많고 핀테크 등 서비스 업체도 많다. 선불충전금 등 선불결제사업자도 있다. 이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 고민하고 있다. 이 고민의 답이 단기간 내 나올 순 없을 것이다. 그래서 MZ세대와 함께 새 역할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의견도 모으고 있다.

yjsung@heraldcorp.com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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