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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20개월만에 ‘긴축의 시대’로...파월, 금리인상 가능성 부인
분위기 바뀐 양적완화, 미국의 시나리오
연준 “향후 8개월간 월 150억씩 축소” 로드맵
경제전망 변화따라 매입 속도 조정 가능성도
“금리인상 대응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
3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부터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개시를 밝힌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트레이더가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의 기자회견 실황 중계방송을 켜놓고 업무를 보고 있다. [AP]

3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부터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지난해 3월부터 20개월 간 지속된 양적완화(통화량 공급 확대) 정책 기조가 전환점을 맞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매달 1200억달러(약 141조원) 규모의 채권을 매달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골자인 연준의 양적완화책에 출구전략이 마련된 셈이다.

연준은 우선 11월과 12월에 한해 채권 매입 규모를 1200억달러에서 1050억달러로 낮추기로 했다. 매월 국채 8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00억달러 등을 매입했지만 이달과 다음달에는 국채 700억달러, MBS 350억달러를 각각 매입하겠다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경제 전망에 따라 매입 규모를 확대할 것인지 줄일 것인지 추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연준은 “이런 속도의 매달 순자산 매입 감소가 적절하다고 판단하지만, 경제전망의 변화에 따라 매입 속도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내년에도 매달 150억달러씩의 ‘돈줄죄기’ 기조를 이어갈 경우 8개월 뒤인 내년 6월이 마지막 채권 매입 시기가 되면서 이후 테이퍼링이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8개월간 매월 150억달러씩 줄인다는 테이퍼링 계획은 앞서 9월 연준 의사록에서 제시된 바 있다.

연준은 그동안 물가와 고용 목표 면에서 ‘상당한 추가 진전’을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해왔다. 이번 연준의 테이퍼링 개시 선언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과 예상보다 빠른 경제 회복세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준이 2~3일 열린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결과 기준금리를 지난해 3월 이후 20개월 간 연속 0.00∼0.25%로 동결한 것은 현재의 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시적이라는 인식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준은 9월 FOMC 성명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했으나, 이번에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이라는 표현을 써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물가 진정 과정이 오래 걸릴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이사회 의장은 이날 FOMC의 테이퍼링 개시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공급망 차질과 물가 상승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시기는 불확실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내년 2분기나 3분기에는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별도의 한층 엄격한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면서 “오늘 테이퍼링 개시 결정이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직접적 신호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금리 인상은 경제 상황에 달려 있다. 우리는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대응이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다른 전제 조건인 최대 고용 달성과 관련해서도 “최대 고용 달성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남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폴 애쉬워스는 “연준은 예상대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원인은 일시적이라고 주장한다”면서 “이는 연준 내 비둘기파가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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