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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장차 드러냈던 韓日정상, 순방계기 정상회담은 결국 불발
문 대통령 방일 무산된 후 정상회담 재추진 지시
임기내 한일 정상회담 성사도 불투명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신임 일본 총리의 회동이 결국 불발됐다. 두 정상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COP26)에 모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어도 가벼운 인사 정도는 나눌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짧은 만남 역시 성사되지 못했다.

문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 2일(현지시각) 열린 COP26 마지막 행사인 ‘국제메탄서약 출범식’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출범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시간 기시다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은 두 정상이 '단시간 간담'을 했다고 발표했다. 두 정상은 미일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과 지역 정세 및 기후 변화 대응에서 계속 긴밀히 협력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외무성은 전했다. 기시다 총리가 지난달 4일 취임한 후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외무성은 "단시간 간담"이 어떤 형태로 이뤄졌는지 명시하지 않았다.

자국에서 치러진 총선으로, 기시다 총리는 COP26에도 뒤늦게 합류했다. 앞서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기시다 총리는 0박 2일 일정으로 글래스고에 머물렀다.

COP26에서 미국·영국·호주·베트남 정상과는 개별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문 대통령과는 가벼운 인사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이 불발되면서 문 대통령 임기내 한일정상회담 개최가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그간 한일관계 개선의지를 수차례 피력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한 한일정상회담이 불발되자 "방일이 무산된 것이 진심으로 아쉽다. 한일정상이 언제든지 만나길 바란다. 양국 실무협상을 계속 해나가라"고 지시한 바 있다.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방일 무산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일한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한국 측과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새로 취임한 뒤에는 양국간의 입장차만 드러나는 일들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취임한뒤 축전을 보내 “한일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기본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지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국가로서 이웃나라다운 협력의 본보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소통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히며 '소통'을 다시 강조했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통화를 하기 까지는 11일이 걸렸다. 전임 스가 총리보다 사흘 늦게 이뤄진 것이다. 일본 일부 매치는 신임 총리가 한국을 '패싱'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전화통화에서 여러현안에 대해 논의를 했지만 역사문제에 대해선,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한일관계 경색의 주요원인이 된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적용 범위에 대한 법적 해석에 차이가 있는 것이 문제"라며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당국 간의 소통 강화를 제안했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 따라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종결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 법원은 이 협정이 개인의 청구권까지 소멸시킨 것은 아니라며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피해자 분들이 납득하면서도 외교 관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통화 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강제징용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양 정상은 입장차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자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직접 만나 양국 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지만, 기시다 총리는 “일한 간의 의사소통은 확실히 계속해나가야 한다”면서도 “대면 정상회담은 지금 현재는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cook@heraldcorp.com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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