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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금대출 된다던 정부...은행 창구선 보금자리론 ‘난색’
대출 시행 땐 은행 총량 잡혀
주금공 인수까지 3~4개월 시차
집단대출은 관리 부담에 기피

#. 이달 말 수도권 한 아파트에 입주를 앞두고 있는 A 씨는 잔금대출 계획이 틀어져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보금자리론으로 받으려 했는데 은행에서 “안된다”는 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A 씨는 “자산이 많으면 청약할 수 없는 공공분양 아파트라 입주민 대부분 자금 사정이 빠듯한데 금리가 낮은 보금자리론이 갑자기 막혀 곤란하게 됐다”고 말했다.

#. B 씨는 올해 연말 새 아파트 미계약 물량이 나오면 재빨리 사들이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마련해 놓고 있다. 대출총량규제로 잔금을 내지 못한 물량이 대거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규제에도 연말까지 잔금대출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보름자리론이 막혀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이 보금자리론을 통한 잔금대출을 막고 있어서다. 보금자리론은 7000만원(신혼 8500만원) 이하 무주택자가 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받을 수 있는 정책대출이다. 금리가 낮고, 만기도 길어 상환 부담이 적다.

은행들이 잔금대출용 보금자리론을 막은 이유는 총량관리 때문이다. 보금자리론은 은행에서 판매하지만 실제로 공급하는 곳은 주택금융공사다. 주금공이 주택저당증권(MBS)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이 대출재원이다. 문제는 은행이 자기자금으로 보금자리론을 먼저 내준 후 주금공이 이 채권을 양수해가기까지 3~4개월이 걸린다는 데 있다. 주금공 채권을 가져가기 전에는 은행 대출로 분류돼 총량에 반영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차주가 주금공에서 승인을 받아오면 은행은 돈을 내줘야 하는데, 집단대출은 그 규모가 한번에 수백억원에 달해 총량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라며 “모든 은행들이 연말까지 총량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 보금자리론으로는 잔금대출을 해주지 않고, 일반 주담대로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특히 4분기 들어 주금공의 보금자리론 채권액을 급격히 줄이면서 고스란히 은행 대출로 잡히고 있다”며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꾸린 ‘입주사업장 점검 TF’에서 현재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의 집단대출 관련 실수요자 보호 원칙을 이행하기 위해 꾸려진 이 TF에선 올해 4분기 입주 단지 110여개에 대한 잔금대출 취급 정보를 주 단위로 살핀다. TF에선 잔금대출 취급 애로가 발생할 경우 은행권 협업을 통해 해당 단지에 자금 공급이 최대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주금공 측은 “최근 채권시장 수급 불안정에 따라 MBS 발행 시기를 일부 조정 중이지만 정책모기지는 전액 양수할 예정”이라며 “실수요자들의 집단대출에 문제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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