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매파’ 獨 중앙은행 총재, 연말 사임 돌연 발표…비둘기, 유럽 덮나
임기 5년 이상 남기고 개인적 이유로
퇴임하는 메르켈 총리의 전 경제고문
ECB의 초완화적 통화정책 비판 ‘매파’
새 정부 후임인선…여성 총재 가능성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가 20일(현지시간)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올해말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2011년 5월 취임한 뒤 3연임을 해 2027년까지 5년 넘게 임기가 남았는데 돌연 옷을 벗겠다고 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유럽 금융계·정계가 놀란 가운데 후임자 선출·통화정책 변화 등을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바이트만 총재는 이날 성명에서 “분데스방크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10년 이상이 새로운 장을 넘기기에 좋은 시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오는 12월 31일 사임하겠다고 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관련 경기 부양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결정을 12월 16일 회의에서 내릴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이후로 퇴진 시점을 정한 것이다.

블룸버그·로이터 등에 따르면 그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와 올라프 숄츠 차기 독일 총리 후보이자 현 재무장관에게 사의를 알린 시점도 공식 발표를 하기 직전으로 전해졌다.

라가르드 총재는 “물러나기로 한 바이트만 총재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상당히 유감”이라고 했다.

ECB 이사회 소속인 바이트만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로 안정될 때까지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ECB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대표 매파였다.

바이트만 총재는 물러나겠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분데스방크 직원 대상 메시지에서 “디플레이션 위험을 일방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위험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CB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상승, 9월엔 3.4%를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는 바이트만 총재의 조기 사임은 ECB에서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가 우세할 거라는 강력한 신호라고 본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루 케닝헴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ECB 정책 변화와 관련, “분데스방크는 ECB 이사회에서 여러 목소리 가운데 하나일 뿐이어서 극적인 정책 변화를 야기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분데스방크의 새 총재는 라가르드 총재가 ECB를 이끌고 있는 비둘기파적이고, 친환경적 방향을 더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바이트만 총재의 후임은 퇴임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아닌 차기 정부가 결정하게 된다고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트만 총재는 메르켈 총리의 경제 고문을 지낸 측근이다.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의 사회민주당, 녹색당, 자유민주당이 꾸리는 좌파연정은 새 정부 구성을 위한 공식협상을 21일 시작할 예정이다. 바이트만 총재 후임에 관한 사항도 포함할 전망이다. 독일 새 정부는 완화적 통화정책 쪽으로 갈 수 있고, 이런 관점에서 인선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차기 분데스방크 수장엔 내부 인사론 클라우디아 부흐 부총재, 옌스 울브리히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외부 인사론 폴커 빌란트 독일 정부 경제자문위원 등이 거론된다. 이사벨 슈나벨 ECB 이사도 하마평에 올라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중앙은행에 여성 총재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정부 내 성비 균형 개선을 주창하는 독일 새 정부가 이를 감안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ho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