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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네상스 맞은 韓자본시장①] 한국 사모투자시장 133조원 급속팽창
풍부한 유동성 매력 투자처로
PE·VC 등 코로나 속 2배 ↑

한국에 투자하는 사모펀드(PE), 벤처캐피털(VC) 운용규모가 2년 만에 두 배로 성장하며 한국 사모투자시장이 일대 중흥기를 맞고 있다. 저금리 기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통화정책 등이 불러온 풍부한 유동성이 투자 시장의 변방에 머물던 한국 사모투자 시장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관련기사 3면

20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프레킨 APAC 대체시장 보고서: 한국의 PEVC(Alternative Assets in Asia Pacific: South Korea)’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을 주요 투자처로 삼는 PE와 VC의 2020년 말 기준 운용자산(AUM)이 1130억달러(13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과 비교해 2배가량 늘어난 것이며,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지수의 10.7%에 달하는 규모다. 훨씬 광범위한 공모주식시장과 비교했을 때도 사모투자 시장 규모가 상당 부분 올라온 상황으로 해석된다. 올해 주요 PE들의 굵직한 펀드레이징이 이어지고 있어 전체 운용규모는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프레킨은 영국의 투자전문 리서치기관으로, 글로벌 펀드들의 자금 모집과 소진 현황 등을 추적해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공시자료와 투자 정보,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출자자(LP) 서베이 등을 통해 다각도로 시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대체투자 참고서로 불린다.

급성장 중인 PE·VC의 풍부한 유동성은 향후 굵직한 대기업 매물들을 소화해 내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대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와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이 두드러지며 매물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M&A 시장에 카브아웃(Carve-out·대기업의 사업 매각) 기회가 많아지며 ‘알짜’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쟁 또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두산·한진그룹을 시작으로 올해도 대기업들의 사업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

또 잇따라 유니콘기업을 배출하고 있는 국내 벤처 생태계를 향한 VC 자금 또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40조원에 달하는 벤처펀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혁신 기술 기업을 상대로 활발히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 모바일 핀테크 기업인 바바리퍼블리카와 위버스컴퍼니 등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기업들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의 비상장기업)까지 성장을 이뤄내며 한국 VC의 긍정적 순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투자 시장의 급성장을 이끈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들이 향후 대체자산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어 미래 전망 긍정적이다. 연기금들이 일반적인 주식·채권 이외에도 고수익 투자처로서 PE·VC,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PE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사모시장 투자 기법이 다양해질 수 있는 길이 열림에 따라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사모신용펀드 등 LP의 안정적인 저수익 보장 수요를 흡수하는 툴도 활용할 수 있어 국내 사모자본시장이 활황기를 넘어 성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미·이호·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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