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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일 뛰는 국내 채권금리...그 뒤엔 외국인?
주요국 대비 가파른 급등세
가계대출 이자부담 더 높여
中헝다 사태이후 亞불안 증폭
현물 사면서 선물은 대거 팔아

채권금리가 연일 급등하면서 사상 최대로 불어난 가계대출의 이자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다른 나라와 달리 국내 채권 시장에선 물가에 영향을 받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 뿐 아니라, 만기 2년 내외의 단기채권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국고채 5년물, 신용대출 금리는 2~3년물에 영향을 받는다.

시장전문가들은 국내 국고채 금리가 강한 인상 압박을 받는 배경으로 외국인을 지목한다.

금융감독원은 14일 9월 말 기준 외국인은 상장채권 203조6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조원 돌파는 처음이다. 9월 들어 국고채 10년물이 연 2%를 넘기며 채권 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였는데도, 외국인은 6조5000억원 순 투자를 지속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현물 채권을 사면서 선물 시장에서는 파상적인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채권 투자는 만기 2년 내외 비중이 높은 편이었는데, 하반기 장기채권 투자를 확대하면서 장-단기 구간의 채권 익스포저 관리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에 선물 등 파생상품 포지션을 활발하게 조정했고, 지난달부터 국채 선물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물을 사들이고 선물을 파는 건, 투자자금 여건은 그대로나 시장 상황상 위험회피(헤지·hedge)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9월 들어 외국인이 원화 채권 위험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 정책 기조 변화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중국 헝다 그룹의 부도 위기로 부각된 부동산 버블과 관련된 신용위기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 리스크’가 아시아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유독 하방 압력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 기준금리 인상 의사표시만으로 국내 시장금리가 강하게 반영됐다”며 “중국 부동산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아시아 시장을 보는 불안감이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부동산 버블과 관련된 신용공급 매개체가 지방정부와 부동산 개발업체지만, 한국은 일반 가계다. 한국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이례적으로 빨랐고 부동산과 관련된 구조조정 발생 시 일차적 부담은 가계에 귀속된다”면서 “금리 상승과 환율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배경에는 글로벌 통화 긴축, 인플레 우려 이외에도 이 같은 요인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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