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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가계대출 ‘10월 중단’ 현실화...한도 남는 곳 어디?
9월까지 대출증가율 6.5%돌파
총량 통제선 7% 상한선 임박
정책모기지 모집인 취급 일시 제한
잔여한도 신한·우리銀 많이 남아
실수요자 ‘막차타기’ 쇄도할듯
가계대출 증가세로 인한 정부의 대출규제로 ‘대출난민’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은행들은 전세자금 대출 문턱도 높이고 있다. 사진은 12일 서울의 한 주택가에 붙은 카드대출 안내 스티커. [연합]

가계부채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정부가 올 대출 증가율을 6.99%로 관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은행권 증가율은 9월에 6.5%를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이달 중 7%를 돌파, 은행의 가계대출이 중단될 전망이다.

14일 한국은행의 금융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말 국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2조7000억원으로 작년말(988조8000억원) 대비 6.5%(63조9000억원) 증가했다. 9월만큼 10월에 늘면 7.1%로 정부의 목표치를 넘어서게 된다.

12일 기준 국내 5대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704조3000억원)도 700조원을 돌파, 지난해말보다 5.1% 증가했다. NH농협은행은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단한 상태지만 은행권 최고 수준의 증가율(7.2%)이 지속되고 있고, 하나은행(5.4%)에 이어 KB국민은행(5.2%)도 이달 들어 5%를 넘어섰다. 신한은행은 아직 3%대(3.4%)지만 언제든 타은행 수요가 옮겨올 수 있단 예상 속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정부의 목표치대로 대출 증가율을 7% 상한선으로 잡을 경우 연내 잔여한도는 증가율의 역순이 된다. 신한이 4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그 뒤론 우리(3조500억원), 국민(2조9000억원), 하나(2조원) 순이다. 농협은 이미 2000억원 한도 초과 상태다.

정책 모기지도 한도 관리에 들어갔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13일부터 보금자리론 신규신청분에 대해 대출희망일로부터 최소 40일 이전에 신청하도록 운영방식을 바꿨다. 기존에는 20일 이전에 신청하면 됐다. 보금자리론은 앞서 7일에는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취급도 한시적으로 중단됐다.

은행 대출이 조만간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에 수요자들의 ‘막차타기’ 수요는 오히려 붐을 이루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9월 가계대출 동향을 분석해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액이 5조7000억원으로 전달(5조8000억원) 대비 소폭 줄어든 가운데 일반 주담대(정책 모기지 포함)만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반 주담대는 1조7000억원으로 8월 증가액(1조1000억원)이나 5~8월 평균 증가액(1조원)에 비해 50% 이상 급증했다. 가을 이사철 수요도 일부 반영됐겠지만, 9월 들어 대출규제가 본격화함에 따라 주택을 서둘러 구입한다거나 대출을 미리 당겨받으려는 수요가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은 2조5000억원(8월 2조8000억원), 집단대출은 1조5000억원(1조9000억원)으로 각각 전달에 비해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서울 월세 거래량은 3만310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2.8% 증가했다.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는 와중에 전세대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당수가 반전세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중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을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의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실수요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히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원·김성훈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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