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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남기 “부동산 오름세 꺾였다” 시장에선 “일시적 변동 속단 금물”
부동산원 주간 통계 상승률 주춤
정부 발언이후 다시 반등 반복
“미미한 수치보다 장기추세 봐야”

“최근 부동산의 가파른 오름세가 일단은 주춤하면서 꺾였다고 판단합니다.”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홍 부총리는 그러면서 “9월 말 부동산 관련 3~4개 지표는 그렇게 (꺾인 것으로) 보여서 조심스럽지만 오름세 심리가 주춤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시장 안정화’는 아니라고 언급했지만 ‘오름세가 꺾였다’는 경제수장의 발언은 논란이 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집값 급등으로 국민들이 주거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앞서 정부가 몇 차례 시장 안정화 조짐을 언급했음에도 잠깐의 숨고르기 후 다시 상승하는 모습이 반복되는 등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물론 홍 부총리가 인용한 한국부동산원과 한국은행의 통계를 보면 시장 상승세는 다소 둔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12일 부동산원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 8월 둘째 주부터 6주간 0.3%대를 기록했으나 9월 셋째 주 0.28%로 감소했고 마지막 주에는 0.24%까지 떨어졌다. 0.4%대였던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도 9월 넷째 주 0.34%로 상승 폭을 좁혔다.

주택가격 흐름을 선행하는 매매수급지수 역시 9월 중순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108 안팎 수준을 유지했던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3.3까지 줄었고 수도권도 110 선에서 105.1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부동산원이 지난 8일 발표한 이달 첫째주 수치를 살펴보면 홍 부총리의 발언이 무색하게도 가격 변동률과 수급지수는 반등했다. 전국을 기준으로 매매가격 상승률은 0.24%에서 0.28%로, 수급지수는 103.3에서 105.5로 각각 올랐다. 소폭이지만 ‘꺾였다’는 홍 부총리의 분석과는 분명 다른 방향의 움직임이다.

홍 부총리는 당시 국감장에서 ‘정책을 담당하는 분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통계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뭐가 잘못된 것이냐”고 반박했다.

그의 말대로 집값 상승률은 고점 대비 하락했다.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컸고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도 있었다. 9월 하순 추석 연휴가 이어진 것도 한몫했다. 그러나 비정상적으로 뛰었던 아파트값 상승률이 다소 내렸다고 ‘상승세가 꺾였다’고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집값 상승률은 여전히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시적인 가격지수 변동을 근거로 전체 추세를 속단하면 안 된다”면서 “미미한 수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장 추이를 살펴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향후 추이를 더욱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봤다. 주요 은행권의 대출 중단 등으로 실수요자가 매매 계약을 서두르는 경향도 일부 나타나고 있어 과거보다 한 주 단위의 매매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억눌린 수요가 원활한 주택 공급을 통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중저가 주택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 이슈나 교통 호재, 대선정책 공약 등에 따라 수요 쏠림과 높은 가격 변동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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