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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향하는 비정규직 촛불…3분의 2 “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배신”
비정규직 노동자 10월 30일, 광화문광장 촛불 집회 예고
‘비정규직 이제그만’ 직장갑질119, 2409명 대상 설문조사
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배신 67.3%…노동분야 정책 부정적
“코로나19 이후 소외된 노동자 정책 개선 전무”

지난 2017년 서울 곳곳에서 촛불 집회를 하는 시민들의 모습[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비정규직 노동자 상당수가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을 배신했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30일 비정규직 단체들은 박근혜 정부 퇴진을 요구했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첫 촛불 집회를 열기로 했다.

김수억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하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는 12일 오전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오는 3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박근혜 정부 퇴진 이후 가장 큰 약속이었지만, 문재인 정부 임기가 거의 끝나가는 현 시점까지 제대로 지켜진 것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생계가 절박한 사람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점을 경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를 문제삼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기 위해 촛불을 들었던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행사 참여인원은 현재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이날 비정규직 이제그만과 직장갑질119는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노동 관련 정책과 코로나19 일자리 정책에 대한 비정규직 대상 설문조사(9월29일부터 10월 5일까지 오픈채팅방 등에서 온라인 설문조사 진행, 2409명 응답)를 발표하며 촛불집회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설문 결과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을 배신했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67.3%(1621명)가 ‘그렇다’고 답했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32.7%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배신에 맞서 촛불을 또 들어야 하는지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61.6%(1485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기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기대가 있었다’(2137명, 88.7%)는 응답이 ‘기대가 없었다’(272명, 11.3%)는 응답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들은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불만도 표시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동안 노동정책에 대한 평가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76.2%(1835명)가 ‘잘못하고 있다’고 했고, 이는 ‘잘하고 있다’는 응답(574명, 23.8%)보다 3배 이상 높았다.

노동 정책 전 분야에서 10명 중 7명 꼴로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대한 평가(71.3%)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평가(67.7%) ▷민간부분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대한 평가(69%)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권리 보호 정책에 대한 평가(74.5%) 등에서 모두 정부가 정책을 잘못 펴고 있다고 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과 직장갑질119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노동 관련 정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자리 정책에 대한 비정규직 대상 설문조사(9월29일부터 10월 5일까지 오픈채팅방 등에서 온라인 설문조사 진행, 2409명 응답)를 발표하며 촛불집회의 필요성을 설명했다.[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과 직장갑질119 보도자료 캡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차기 대선 후보들에 대한 기대도 낮았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노동존중,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66.8%(1610명),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8.4%(1889명)가 ‘그렇지 않다(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 같지 않다)’고 답했다.

회견에 참석한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소속 상담사 A씨는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라는 재난상황에서 더 매몰차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절벽 끝으로 내몰았다”며 “예를 들어 전화 상담의 특성상 창문조차 열 수 없는 밀실에서 130명의 상담사들이 한 공간에서 생존을 걸고 일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건강보험이라는 여섯글자가 민망할 정도로 민간위탁이라는 미명하에 건강권과 생존권을 침해당하는 비정규직 상담 노동자의 위험은 외면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리운전노동자 B씨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든 시민이 고통 받고 있지만 대리운전노동자들은 생계가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며 “현 정부는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걸고 당선되었으나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송작가 C씨 역시 “비정규직 제로 시대, 청년들이 행복한 세상 만들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도대체 어디로 갔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가 촛불”이라며 “모든 특수고용노동자, 비정규직들과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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