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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컴보다 더 빠른 연산, 뚫리지 않는 암호기술...K-양자, 글로벌 도전장
2023년 435억원 투자 ‘양자컴퓨터’ 개발
KIST-KT, 특수선박 적용 사이버공격 대비
LGU+, 세계 최초 산업·의료통신망 적용
KIST 연구진이 양자현상을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한 양자시뮬레이션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KIST 제공]

슈퍼컴퓨터보다 더 빠른 연산, 절대 뚫리지 않는 암호기술. 그 원천이 되는 양자컴퓨터를 필두로 한 ‘양자기술’ 패권을 노리고 소리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양자컴퓨터는 획기적인 연산 속도로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기존 암호체계를 무력화하는 양면성도 갖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미국과 중국이 양자 기술에 수많은 연구인력과 자본을 투자하며 선두를 다투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양자 기술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며 패권 전쟁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4년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추진전략’을 추진하면서 국가 차원의 양자연구를 시작했다. 정부는 오는 2023년까지 약 435억원을 투자해 양자컴퓨터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컴퓨터 개발로 기존 암호체계가 취약해질 것을 대비해 연구개발 중인 분야다. 빛 알갱이 ‘광자’를 이용해 정보를 통신하는 기술로 해킹할 수 없어 보안이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양자암호통신은 제삼자가 정보탈취를 시도했을 때 이를 사전에 알 수 있어 원천적으로 해킹 위협을 차단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은 지난 2012년부터 양자통신, 양자컴퓨팅 연구에 착수, 2018년 KT와 공동 연구를 통해 일대다(1:N) 양자암호통신 시험망 구축에 성공한 바 있다.

하나의 서버와 다수의 클라이언트가 동시에 양자 암호키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하나의 장비로 다수 지점의 안정적인 망을 구축해 경제적인 망 구축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상욱 K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은 “우리나라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상용화 전 단계인 시험검증 단계라 볼 수 있다”며 민간통신에서 본격적인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곳은 중국과 한국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조선업에 최초로 적용될 예정이다. KIST는 지난해 12월 KT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대중공업 내 특수선사업부와 경영 본관, 해양공장 간 주요 보안통신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한 단장은 ”현대중공업에서는 보안이 매우 중요한 군함 등 특수선박들을 만들고 있어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해 사이버 공격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3년간 기술 실증을 통해 극도의 양자암호통신 보안이 필요한 주요시설에 응용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양자암호통신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시스템 가격의 저가화와 함께 소형화도 필요하다“며 ”현재 칩 형태로 소형화하는 연구에도 착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양자암호통신 기술 없이도 양자컴퓨터에 의한 해킹 우려를 없앨 수 있는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상용화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양자내성암호기술은 양자컴퓨터로 풀어내는데 수십억년이 걸리는 복잡한 수학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암호화 방식이다. 수백㎞ 이상의 장거리 전송이 가능하며, 별도의 장비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도 구현 가능하다. 또 휴대폰에서 소형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까지 유연하게 적용해 유·무선 통신망의 모든 영역에서 보안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주도로 IBM·아마존·구글·MS 등 글로벌 기업들과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국가정보원이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양자내성암호연구단’을 출범했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K-사이버방역 추진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보안기업과 양자내성암호 시범적용 사업을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탑재한 광전송장비를 개발, 양자내성암호의 실증사례를 확보하기 위해 산업·의료분야 전용회선에 양자내성암호를 적용해왔다. 이 ‘양자내성암호’ 전용회선은 최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로부터 시험·검증을 받았다.

권준혁 LG유플러스 NW부문장은 ”암호키교환 등 알고리즘을 업그레이드해 더욱 보편적이고 활용도가 높은 양자보안 인프라를 늘려 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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