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정찬수의 시승기 - 현대차 캐스퍼] 외관 앙증·실내 넉넉...풀폴딩에 반자율 주행까지 ‘만족’
현대차 최초 경형 SUV ‘캐스퍼’
현대자동차의 첫 경형 SUV ‘캐스퍼’. 귀여운 외관 디자인에 넓은 실내 공간이 장점이다. [정찬수 기자]

계약 대수 2만5000대, 온라인 D2C(고객에 직접 판매·Direct to Consumer). 현대차 최초의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캐스퍼’가 연일 화제다. ‘광주형 일자리’의 첫 결실이자 국내 경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이변의 주인공을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캐스퍼 스튜디오’에서 만나봤다.

현장에 전시된 다양한 색상과 모델의 ‘캐스퍼’가 눈을 사로잡았다. 콜라보레이션 제품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비대면 투어도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요소였다. 건물 밖에는 루프에 캠핑 장비를 실은 ‘캐스퍼’를 전시해 차박(車泊)에 적합한 모델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첫인상은 작고 귀여웠다. SUV를 앙증맞게 축소한 외관에 생동감 넘치는 색상 구성이 돋보였다. 곡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편안한 느낌을 자아냈고, 캡슐 형상의 요소를 실내로 끌어들여 젊은 감각을 강조했다.

실내 공간은 최대 장점이다. 기존 경차는 물론 준중형 모델과 비교해도 넉넉한 수준이다. 1열과 2열 시트를 비교적 길게 앞뒤로 움직일 수 있으며, 운전석을 포함한 전 시트가 풀 폴딩이 된다. 특히 2열 등받이가 최대 40도로 생각보다 많이 젖혀졌다. 다양한 크기의 물품 적재부터 아웃도어 활동을 고려한 설계다.

풀옵션 기준 편의 장비도 풍부하다. 센터 에어백이 동급 최초로 적용됐고, 핸들 및 시트 열선이 만족스러운 훈훈함을 제공했다. 다만 운전대가 앞뒤로 움직이지 않고, 시트가 짧아 키가 큰 운전자라면 시트 포지션 설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였다. 냉방 시트가 운전석에만 제공된다는 점도 옥에 티다.

풀옵션 기준 편의 장비는 충분하다. 핸들 열선은 따뜻하고, 냉방시트는 에어컨 바람을 등 뒤로 효과적으로 보내준다. 곳곳에 위치한 물리버튼은 노트북 키보드처럼 푹신하면서 구분감이 명확하다. [정찬수 기자]
파워트레인은 76마력의 가솔린 1.0 엔진(사진) 또는 100마력의 카파 1.0 터보 엔진과 4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된다. 엔진을 최저 트림부터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구매 전에 시승을 통해 승차감과 실내 소음 등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정찬수 기자]
타이어는 연비에 최적화된 한국타이어 ‘키너지GT’가 장착됐다. 휠은 인스퍼레이션에 적용된 17인치 디자인이다. [정찬수 기자]

4.2인치 컬러 LCD를 적용한 클러스터와 8인치 내비게이션의 시인성은 합격점이었다. 음성인식과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포함해 편의성을 높인 점도 좋았다. 풀오토 에어컨을 작동하거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조작하는 물리 버튼은 노트북 키보드처럼 말랑하면서 구분감이 뛰어났다.

조수석 대시보드 수납공간과 곳곳에 마련된 USB 충전기도 젊은 세대의 선호도를 반영한 결과다. 운전석 옆에 마련한 암레스트는 충분히 푹신했고, 시야는 높고 넓었다. 센터 터널이 없어 운전석과 조수석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점도 활용도가 커 보였다.

주행을 위해 시동을 걸자 1.0 터보 엔진이 우렁차게 깨어났다. 작은 차체로 인해 공회전 소음과 진동이 몸으로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편이다. 특히 주행 중 실내 소음은 하부보다 B필러와 유리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의 비중이 컸다.

서스펜션은 일상 영역에서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적당히 단단하다. 코너링에서도 과한 쏠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직진성도 좋다. 충격은 과속방지턱 같이 솟은 구간보다 요철처럼 아래로 꺼진 도로를 지날 때 더 컸다.

시승 모델은 인스퍼레이션으로 최고출력 100마력(PS), 최대토크 17.5kgf·m의 가솔린 1.0 터보(T-GDI)가 탑재됐다. 가장 저렴한 스마트 트림부터 엔진을 선택하게 했다는 점이 칭찬할만하다. 1t 수준의 공차 중량을 고려하면 76마력의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0 엔진(MPI)으론 부족한 감이 들어서다.

실내 공간의 극대화 비결은 1열과 2열의 풀폴딩이다. 시트가 앞뒤로도 움직이고, 2열 리클라이닝까지 지원한다. 덕분에 레그룸과 적재공을 확보하기 수월하다. [정찬수 기자]
조수석 대시보드에서는 은은한 빛을 내는 무드램프가 눈에 띈다. 시야를 낮추지 않아도 접근할 수 있는 USB와 수납공간도 칭찬할만한 부분이다. [정찬수 기자]
4.2인치 컬러 LED 클러스터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숫자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 맞춰 주행 정보부터 ADAS 작동 여부를 간결하게 정리했다. 다만 앞뒤로 움직일 수 없는 운전대는 아쉽다. 키가 큰 운전자라면 자세를 잡기 어려울 수도 있어 보였다. [정찬수 기자]

아쉬운 건 4단 자동 변속기다. 지나치게 연비 위주로 설정돼 엔진의 분당 회전수(RPM) 2200 이하 구간에서는 불쾌한 진동이 수반된다. 변속 타이밍이 더딘 데다 가속구간에서 엔진의 회전수 대비 바퀴로 온전하게 힘이 전달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배기음이 허공을 맴도는 부조화까지 느껴질 정도다.

약 56㎞를 달린 이후 측정된 연비는 15.7㎞/ℓ였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정체구간과 촬영을 위한 공회전 시간을 고려하면 공인연비(12.8㎞/ℓ)대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특히 고속도로 직진 구간에서는 18㎞/ℓ 이상의 높은 효율을 보여줬다. 단점으로 지적한 변속기의 기어비가 추구하는 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은 풀옵션의 필요성을 입증했다. 차로 이탈방지 및 차로 유지 보조는 정확하게 차선을 인식했고, 후방·후측방 교차 충돌방지도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도로 상황을 알려줬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정차를 지원하지 않지만, 존재만으로 운전이 한결 쉬워졌다.

가격에선 타협이 필요하다. 1385만원부터 시작하는 스마트 트림부터 모던(1590만원), 인스퍼레이션(1870만원)까지 선택이 폭이 넓어서다. 선루프와 스토리지 등 추가 품목을 선택하면 진입 장벽은 2000만원까지 높아진다.

전장과 전폭은 각각 3595㎜, 1595㎜다. 축간거리는 2400㎜에 달한다. 다양한 공간 활용성으로 나 홀로 떠나는 여행에 적합한 모델이다. [정찬수 기자]
‘캐스퍼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색상과 편의사양을 살펴볼 수 있다. 트림별 가격 차이가 큰 만큼 시승부터 구매까지 꼼꼼한 계획이 필요하다. 사진은 ‘캐스퍼 스튜디오’에서 스마트패드를 활용해 ‘버추얼 쇼룸’을 구경하는 모습. [정찬수 기자]
and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