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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산사색]대선후보 여론조사 진실

추석 민심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사실 밥상에 오른 메뉴는 뻔했다. 대선과 부동산, 재난지원금이다. 재난지원금이라는 메뉴가 하나 더 생긴 게 여느 때와 달랐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런 얘기들을 맘놓고 쏟아내며 목소리를 높이는 건 좀 조심스러웠을 게다.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뛴 서울과 지방이 같지 않고, 재난지원금을 받은 이와 그렇지 않은 이들로 갈라져 어쩌면 말 꺼내기조차 불편했을 수도 있다. 20대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대선 후보를 얘기하며 거리감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

이런 복잡성을 선거전략가들은 제대로 읽어내 내년 대선을 예측할 수 있을까? 최근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여론조사는 이런 의구심을 가중시킨다. 특히 혼란스러운 건,추석 연휴를 맞아 같은 날 발표된 TBS와 KBS의 여론조사처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때다. TBS 조사결과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8.8%, 이재명 경기지사가 23.6%를 기록한 반면,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조사결과에선 이 지사가 27.8%로, 윤 전 총장(18.8%)을 9%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화면접과 ARS(자동응답시스템)의 차이로 해석된다. ARS를 통할 경우 ‘샤이 보수’가 좀더 적극적으로 응답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로 과거 ARS를 사용할 때 10% 정도 보수층이 높게 나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문제는 이런 일관성 없는 여론조사 결과가 매주 쏟아져 나오면서 실제에 가까운 데이터는 어떤 것인지, 어느 쪽이 진짜인지 의구심이 커지고 조사결과를 신뢰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 언론사와 조사기관의 ‘설계’에 의심의 눈초리까지 보낸다.

이런 상황에서 조기숙 교수가 쓴 ‘한국 선거 예측 가능한가’는 혼란스러운 선거판을 이해하는 데 일면 도움을 준다.

그에 따르면, 여론조사결과는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다. “여론이 시류라는 바람에 흔들리는 파도와 같다면 민심은 체계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조류와 같다”는 것이다. 선거 코앞의 여론조사나 예측결과 같은 게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가 제시한 선거 예측 모형에 따르면, 선거에 가장 결정적인 변인은 한 마디로 정당 지지도다. 이는 정당에 대한 호감과 기대, 이념, 세대, 지역, 계층을 모두 포괄한다. 심지어 대선 후보의 매력도를 능가한다. 선거 때마다 지역주의 색깔을 지적하지만 정당 지지를 통제하면 호남과 영남의 지역 변수는 의미가 없어진다. 즉 지역주의 투표는 단순히 지역에 의한 투표라기보다 지역적 문제가 내재된 정당 지지에 의한 투표라고 보는 게 맞다. 따라서 지역주의를 인위적으로 타파하겠다는 선거 전략은 낭비다. 정당 일체감과 지지는 장기간 형성되기 때문에 쉽게 바뀌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식 세대로까지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현 대선 가도의 관전포인트는 흥미롭다. 박근혜 탄핵으로 지리멸렬해진 보수층이 조국 사태 이후 결집되며 어느 정도 복원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새 인물도 등장했다. 그런가 하면 진보는 민주당, 정의당 등으로 나뉘어 있고, 조국 사태로 갈라졌다. 여기에 부동산 실책이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콘크리트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BTS 춤까지 따라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결국은 정당이 선거를 구하기 때문이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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