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친환경 경제 전환에 따른 ‘그린플레이션’ 흐름이 짙어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그린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 여러 비철금속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베스팅 닷컴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알루미늄은 47.8%, 구리는 20.7%, 니켈은 15.9% 각각 가격이 상승했다. 이들 금속은 전기차·배터리 등 친환경 산업소재로 쓰이며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로 공급이 제한돼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전기차·태양광 패널 등의 주요 소재인 알루미늄의 경우 최대 생산지인 중국 정부가 환경 문제로 인해 생산을 제한하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대량의 전기를 소비하는 알루미늄 생산 과정 특성상 석탄 발전에 따른 탄소 배출량이 많은데 중국 당국의 탄소 감축 드라이브로 생산에 제약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두드러진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상승도 그린플레이션과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올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천연가스 가격은 각각 52.5%, 102.4% 뛰어올랐다.

삼성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전체 발전량의 약 16%를 풍력에 의존하는 유럽에서 올해 예년보다 바람이 충분히 불지 않아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천연가스·석탄 발전이 증가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면서 “이는 기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풍력 발전 기술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발생한 근원적인 그린플레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전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장기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성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