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오후 11시 30분쯤 경기 여주시 홍문동의 한 길거리에서 고등학생 무리가 60대 여성의 머리와 어깨를 들고 있던 꽃으로 여러 차례 때리고 여성의 손수레를 발로 찼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담배를 대신 사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60대 여성의 머리 등을 때린 10대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여주경찰서는 폭행 등 혐의로 A(10대)군 등 2명을 구속해 전날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A군 등이 지난달 초부터 B씨를 수 차례 괴롭혀 온 점 등이 드러나 송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같은 혐의로 범행 당시 A군 등과 함께 있던 10대 3명도 불구속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 등 5명은 지난달 25일 오후 11시 30분쯤 여주시 홍문동의 한 길거리에서 60대 여성 B씨의 머리와 어깨 등을 들고 있던 꽃으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같은 폭행 과정은 A군 일행 중 1명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에서 한 남학생은 우비를 입고 쪼그려 앉아있는 B씨에게 접근해 “담배 사줄 거야, 안 사줄 거야. 그것만 말해”라고 몰아붙이고, B씨가 주저하자 머리와 어깨 등을 근처 위안부 소녀상 추모 꽃으로 수툭툭 치고 조롱했다. A군은 B씨가 요구를 거절하며 자리를 피하려하자 자리를 옮기지 말라고 위협했고, “나이가 몇살이냐, 학생 신분 아니냐”고 따지는 B씨에게 “열일곱”이라고 말하면서도 폭행과 조롱을 이어갔다.
또 다른 영상에서 가해 학생들은 겁에 질린 B씨에게 욕설을 하는가 하면, B씨가 가지고 있던 손수레를 걷어차며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오후 10시 55분께 ‘학생들이 여럿이 모여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노상에 모여 있던 A군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범행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일명 ‘여주 노인 담배 셔틀’로 불리며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영상이 올라와 시민의 공분을 샀다. 이 사건에 가담한 학생들을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도 24일 오전 11시 기준 12만8000명을 넘어섰다.
한편 폭행에 가담한 이들 중 한 명은 지난 8일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 ‘학업의사 없음’으로 자퇴원을 제출, 학교 측의 퇴학 처분이 반려되고 자퇴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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