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지난 1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필리핀 최대 규모 불법 사이버도박 조직 총책 A씨를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경찰청은 해외 도피 중이던 필리핀 최대 규모 불법 사이버도박 조직 총책과 국내 최대 성매매 알선사이트 ‘밤의 전쟁’ 운영자를 추석 연휴기간에 잇따라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청 외사국은 지난 18일 오후 8시께(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자택에 숨어 있던 사이버도박 조직 총책 40대 A 씨를 붙잡았다.

A씨는 2018년 7월부터 2019년 12월 사이 국내외 공범들과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1조3000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불법 범죄수익으로 현지 인기 연예인들이 거주하는 최고급 리조트에 주거지를 마련하고, 벤츠 마이바흐 등 고급 승용차 10대를 수집하는 등 초호화 생활을 했다.

필리핀에서 1조3000억원대 사이버도박 조직 총책으로 활동하다 검거된 A씨의 주거지에서 적발된 각종 명품 제품들. [경찰청 제공]

경찰은 2019년 9월 국가정보원에서 범죄 첩보를 입수한 후 A씨 등 22명을 대상으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부받아 국정원, 현지 수사기관과 함께 소재를 추적해왔다.

A씨의 소재를 파악한 경찰은 A씨가 평소 무장 경호원 10여명을 대동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현지 경찰특공대원 등 30여명을 투입하는 대대적 검거 작전을 벌였다.

경찰은 지난 22일 필리핀에서 국내 최대 성매매 알선사이트 ‘밤의 전쟁’ 운영자인 40대 B 씨를 검거하는 성과도 올렸다.

B씨는 2014년 4월부터 2019년 7월까지 ‘밤의 전쟁’ 등 성매매 알선사이트 3곳을 운영하며 성매매 업소 광고 대가로 2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8년 시민단체 고발로 ‘밤의 전쟁’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국내 총책 등 40명을 검거하고 3개 성매매 알선사이트를 폐쇄한 바 있다. 사이트 내 광고를 이용해 영업했던 성매매 업소 789개를 단속해 업주, 종업원, 성매매 남성 등 2522명을 붙잡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외 도피한 범죄자를 검거하기 위해 경찰이 국정원과 한 팀이 되어 좋은 성과를 낸 모범사례”라며 “앞으로도 양 기관 간 공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필리핀 대한민국대사관을 통해 필리핀 당국과 협의해 신속히 A씨와 B씨를 국내로 송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청은 2012년부터 국외도피사범 검거·송환, 한국인 대상 강력범죄 수사 공조를 위해 필리핀 마닐라, 세부 등지에 7명의 수사관을 파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