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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농수산식품공사, 하수준설토 생활폐기물로 배출
서울시 감사서 안전 관리 소홀 무더기로 드러나
폐수가압장 내 침전조 작업환경측정 전무
자회사 근로자 질식 위험에 무방비 노출돼
자회사 직원이 가압장 침전조에서 폐수 오니를 수거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을 운영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김경호)가 질식 위험이 있는 작업을 자회사에 맡기면서 자회사 직원들이 안전 조치와 보건 조치를 받고 있는 지 점검하지 않고 법 상 해야하는 작업환경 측정을 하지 않는 등 안전 관리 감독에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지난 3월 15일부터 4월 16일까지 실시한 도매시장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대한 감사에서다.

송파구 가락시장에선 최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 21일까지 관련 확진자가 370명이 발생하는 등 서울 시내 재래시장 집단감염 가운데 최악으로 꼽히고 있다.

23일 서울시 감사 결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가락시장 뿐 아니라 강서농산물 도매시장, 양재동 양곡 도매시장을 전반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했지만, 일부에선 관행적인 업무 답습과 태만으로 산업안전보건법, 폐기물관리법 등을 위반하고 안전관리가 미흡해 총 29건을 지적받고, 이 중 22건에 대해 해당기관 주의 및 직원 신분 상 조치 처분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질식 위험 우려가 있는 폐수가압장 안전 관리가 소홀했다. 공사는 폐기물 처리와 시설물 관리를 위해 2013년 12월에 자회사 서울농수산시장관리를 설립, 맡겨 오고 있다. 이 자회사 직원들이 가압펌프장 내 지하1층 깊이 침전조에서 매일 폐수 오니를 수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는 폐·오수가 있는 밀폐공간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주의사항 안내, 유해가스 농도 측정, 순회 점검 등 여러 조치들을 하지 않았다. 특히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A가압펌프장 내 설치된 침전조에 대해 작업환경 측정을 단 한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칫 자회사 근로자를 질식사 등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시켰다.

실제 시 감사과가 감사 기간 중 작업환경 측정을 의뢰해 측정한 결과 유해인자인 황화수소가 8.02ppm 검출됐다. 고동도의 황화수소는 폐를 손상시키거나 호흡을 마비시킬 수 있다.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린 하수준설토. [서울시 제공]

공사는 또한 사업장 폐기물을 생활폐기물 처럼 버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가업펌프장에서 수거한 하수준설토(무기성 오니)를 2018년부터 ‘무기성 오니에 대한 폐기물 처리업 허가’를 받은 자에게 소각 또는 매립 처리토록 하지 않고, 50ℓ 종량제 봉투에 담아 생활폐기물로 배출했다. 감사과는 “소각 과정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발생, 주민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8~2020년 하수준설토 배출을 위해 구매한 50ℓ 종량제 봉투는 총 1만 500매, 구매비용은 총 2127만 원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공사는 2018년 하수관 정비 공사 3건을 진행하면서, 2m 이상의 가설구조물을 설치하지 않았다. 만일 가설구조물이 붕괴되면 근로자 사망 사고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지만, 공사 관계자는 시정 조치 하지 않았다.

2018~2020년 가락시장 내에서 2억 이상 전문 공사 4건도 상황이 비슷했다. 위생설비배관 개선공사, 지하2층 실외기 개선공사, 옥상램프 벽체 공사 등에서 계약당사자가 착공 전 품질시험 계획을 제출했음에도, 공사 관계자는 아무런 이유 없이 검토나 심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건설공사대장 통보 확인 미흡, CCTV저장 보존기관(1개월 이상) 미달, 전기공사 감리 부적정 등이 드러나 각각 주의, 훈계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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