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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고거래·당일배송...“난 주유소로 간다” [헤럴드 뷰-판매장의 진화]
개인창고로 대여 ‘셀프 스토리지서비스’
배송 이용자 폭증...도심 물류센터 활용
서울역 GS칼텍스 상업용 복합시설 개발
현대오일뱅크 ‘블루픽’ 핫도그 가게 변신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내에 짐을 보관하는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제공]

‘핫도그를 먹으며 중고 PC 판매자를 기다린다. 중고거래 마치면 맡겼던 세탁을 찾으러 간다. 전기 자전거로 세탁 옷을 싣고 집에 간다.’

이 모든 게 단 한 곳에서 가능하다. 다름 아닌 바로 주유소다. 주유소는 이제 ‘기름집’에서 벗어나 중고거래, 택배거점, 전기충전소, 아케이드 등 수많은 서비스 거점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생존을 위협받던 주유소가 발 빠르게 공간의 재해석을 통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고급 편의시설로 지역 주민의 ‘멀티 사랑방’역할까지 수행하며 언택트 시대의 역발상을 꾀하는 중이다.

GS칼텍스는 주유소를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은 물론 물류, 식음료(F&B), 오피스 시설 등이 집약된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현재 서울역 앞 연세세브란스빌딩과 호텔마누 사이에 있던 GS칼텍스 역전주유소 자리는 공사가 한창이다. GS칼텍스는 이곳을 연면적 6220㎡ 규모의 지하 2층~지상 13층의 상업용 복합시설로 개발하고 있다. 주유와 전기차 충전시설에 공유오피스, 근린생활시설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2~4층은 식당·카페를 겸한 시민 휴식공간으로 조성,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패스트푸드와 편의점을 겸한 주유소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뉴욕핫도그앤커피와 합작해 주유소에 특화된 소형 프랜차이즈 브랜드 ‘블루픽’을 새로 출시하며 핫도그 가게로 변신했다. 7월엔 자사 직영주유소에서 중고물품을 거래할 수 있는 중고마켓 플랫폼 ‘블루마켓’을 선보였다. 주유소 내 CCTV나 관리자가 있어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주차공간도 있어 대형물품 직거래도 가능하다. 실제 현대오일뱅크의 보너스카드 앱 ‘블루’에선 회원들이 각자 원하는 주유소를 지정해 중고거래를 하고 있다. 이밖에도 주유소 일부 공간을 개인창고로 쓸 수 있도록 대여하거나 짐을 박스 단위로 보관해 주는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를 선보이며 주유소 공간의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

최근 당일 배송 서비스 이용이 폭증하면서 주유소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달 CJ대한통운과 협약을 맺고 주유소를 도심 물류센터로 활용하기로 했다. GS칼텍스도 새벽배송을 전문으로 하는 메쉬코리아와 손잡고 전국 거점 주유소에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미 쿠팡과 협업해 주유소 일부 구역을 로켓배송 물류센터로 활용하며 공간을 새로 짜고 있다.

S-Oil(에쓰오일)의 경우 지난해 8월 전기자전거 주차 및 대여, 반납을 위한 ‘일레클존’을 주유소 내 설치하며 공유 플랫폼 서비스에 본격 나섰다. 이같은 주유소 공간의 대변신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친환경차가 증가하면서 주유소가 더 이상 기름만 팔아서는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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