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부인 리설주와 함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보도한 기사와 사진에선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을 찾을 수 없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9절을 맞아 열병식에 이어 부인 리설주와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미국은 북한 열병식에 대해 말을 아끼며 대화와 외교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동지께서 리설주 여사와 함께 공화국 창건 73돌에 즈음해 9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북한 관영매체에 리설주가 등장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4개월여만이다. 김 위원장과 리설주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에 꽃바구니를 진정하고 시신이 안치된 영생홀을 찾았다.

이날 참배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원장과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 박정천 당비서 등 당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과 군 고위인사들이 동행했다. 반면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으며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김여정은 전날 조선중앙TV가 1시간45분에 걸쳐 녹화중계한 열병식·무도회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송월 당 부부장과 리춘히 아나운서, 인민배우 김옥주까지 중계를 통해 얼굴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남북 연락채널 재중단 전면에 나섰던 김여정은 지난 2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9일 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열병식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며 “열병식 참가자들을 고무격려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공화국 창건일에 거행된 장엄한 열병식을 통해 우리 국가의 민간 및 안전무력의 전투력과 단결력을 남김없이 과시했다”며 성과를 치하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이 정권수립기념일인 9·9절을 계기로 열병식을 개최한 데 대해 말을 아끼면서 대화와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북한 열병식과 관련한 질문에 “알고 있다”면서도 “특별히 반응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우리의 목표는 계속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외교에 임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북한 정권에 대해 어떤 적대적 의도가 없고, 언제, 어디서든 만나 원칙 있는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있음을 분명히 했다”며 “외교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룰 기회를 제공한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반응에 대해서는 새로운 내용이 없다면서도 “제안은 분명히 유효하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 정황이 포착됐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근 보고서와 관련해서도 보고서는 대화와 외교의 시급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최선의 방법은 북한과의 대화”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전날 자정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남측의 예비군격인 노농적위군과 경찰격인 사회안전군 중심의 열병식을 진행했다. 애초 관심을 모았던 김 위원장의 대남·대미메시지는 없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신형 전략무기도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사회안전군 특별기동대(기마대)와 군견수색종대, 그리고 오토바이와 재래식 무기를 실은 트랙터를 동원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