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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에 기꺼이 지갑 여는 MZ세대...기업 ESG 투자의 주된 동력” [헤럴드 기업포럼 2021-대변혁의 시간]
엘렌 홀트마트 교수 강연
MZ, 제품 사회 영향 ‘임팩트 투자’
ESG 경영 우수하면 장기적 효과
결국 미래수익·위험회피의 기본틀
정부, 인센티브 등 명확한 시그널 줘야
엘렌 홀트마트 런던정치경제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지난 8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1’에서 온라인 강연을 하고 있다.박해묵 기자

“이 시대 주된 소비층인 MZ(밀레니엄+Z세대)세대는 환경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에 관심이 크다. 이를 위해선 기업은 그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엘렌 홀트마트(Ellen A. Holtmaat) 런던정치경제대(LSE)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ESG 투자에서 MZ세대가 수익성보다 제품의 사회적 영향을 중시해 판단하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를 한다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에 기꺼이 더 큰 소비를 강행할 수 있다는 MZ세대의 특성이 기업 ESG 투자의 주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홀트마트 교수는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헤럴드경제가 ‘대변혁의 시간’이라는 주제로 주최한 ‘헤럴드 기업포럼 2021’ 제2부 세션 마지막 강연자로 나서 “ESG 경영이 우수하면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업은 수익을 내고 투자자나 소비자가 중시하는 가치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 탓에 기업에 돈을 지불할 의향과 능력이 있는 이들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반드시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게 홀트마트 교수의 설명이다.

홀트마트 교수는 “이들은 특정 기업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을 중시하고 수익은 부수적으로 판단하는 ‘임팩트 투자’를 한다”며 “ESG 관련 좋은 성과를 내는지, 같은 업종의 경쟁사와 비교해 내는 성과 등도 임팩트 투자자들의 고려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들은 화석연료를 생산하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장 적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는 점을 기업들이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MZ세대 외에도 투자가 환경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상당히 흥미로운 현상”이라고도 평가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ESG투자는 사회적 책임 수준을 넘어 기업의 투자 수익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홀트마트 교수는 “ESG투자가 중요한 건 환경, 사회, 거버넌스에 대한 우려 때문만이 아니라 결국 잠재적으로 투자 수익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ESG는 미래의 수익과 위험을 피하기 위한 기본틀(Framework)”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사회가 다양하게 구성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려 사회적·환경적 참사를 막을 수 있다”며 “ESG가 잘 작동하지 않게 되면 좌초자산(stranded assets, 외부 변화로 자산가치가 급락하는 자산) 등의 위험 요인으로 기업이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홀트마트 교수는 ESG 투자에서 민간 영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환경 분야에서 국가나 정부 뿐 아니라 민간 거버넌스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국가 간 관계를 살피는 국제정치학 개념으론 이 시대 흐름을 제대로 포착하기 힘든 반면, 오히려 민간 거버넌스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ESG도 이런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각종 국제표준 설립 등에서도 민간 영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하에서 각 정부는 환경과 사회 문제를 직접 규제하거나 표준을 세우기 어려워졌다. 홀트마트 교수는 이같이 제한적인 정부 규제 영역이 발생했을 때 민간과 기업, 투자자들이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봤다.

홀트마트 교수는 기업의 평판은 결국 공익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ESG 투자는 주로 기업의 개별적 평판에 주목하지만 일부 업종에서는 평판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다”며 “경쟁사보다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통념과 달리 기업의 평판에 경쟁사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언급했다.

ESG경영에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는 게 홀트마트 교수의 의견이다. 그는 “기업의 평판은 결국 공익과도 연결된다”며 “공동선이 보호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정부에서 민간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자금을 집행해 보다 명확한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행동으로 연결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면서 친환경 기업으로 이미지 광고를 하는 그린워시(Green Wash)이상의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소현 기자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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