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공급 청약 당첨 기회 줄고, 당첨자 연령은 점점↑
청약 당첨 기회 줄어든 2030, 기존주택 패닉바잉으로 몰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2030 세대의 부동산 매수 열풍인, ‘패닉바잉’ 현상은 정부의 정책 실패의 결과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젊은 층의 내집 마련 지름길이던 주택청약 기회가 주택공급 감소로 줄어든 가운데, 정부의 청약제도 개편이 조금 남아있던 청약 당첨 가능성마저 사라지게 만들었다는 진단이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토부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간 ‘청약 당첨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민영주택 일반공급 청약 당첨자 연령대가 점차 높아지는 추세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 신규택지 지구인 성남 복정1지구 사전청약 접수처에서 시민들이 청약을 하고 있다. [연합] |
2016년 42.4세였던 서울시 일반공급 청약 당첨자 평균 연령은 올해 상반기 46.9세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수도권 청약 당첨자 평균 연령도 42.5세에서 43.9세로 증가했다.
특히 20대와 30대 당첨자 비중이 크게 줄었다. 2016년 서울시 일반공급 청약당첨자 중 40대 이상은 52.5%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0대 이상이 83.4%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30대 청약당첨자는 37.9%에서 15.6%로 줄었다. 수도권에서도 2016년 56.7%였던 40대 이상 비중은 올해 상반기 62.6%까지 늘었다. 반면 30대 비중은 이 기간 33.2%에서 28.8%로 줄었다.
여기에 2017년 1순위 자격 강화 및 가점제 비중을 확대한 8·2대책 청약제도 개편 이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추첨제를 통한 청약 당첨자가 대폭 줄어들며, 20대와 30대 젊은 층의 내집 마련 기회는 더욱 줄었다.
2016년 서울 지역 청약 당첨자 1만5652명 중 일반공급 추첨제를 통한 청약 당첨자는 9092명, 58.1%였다. 하지만 8·2대책 이후인 2018년 청약당첨자 9127명 중 추첨제 비중은 1416명, 15.5%로 급감했다. 지난해는 청약당첨자 8969명 중 348명, 단 3.9%, 올해 상반기는 1615명 중 112명, 6.9%로 떨어졌다.
천준호 의원은 “특별공급 청약 당첨도 기대하기 어려운 1·2인 가구, 30대 등은 기존 주택 추격 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추첨제 확대를 포함한 근본적인 청약제도 개편을 통해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8일, 오는 11월부터 1인 가구와 고소득 가구, 무자녀 신혼부부 등의 민간 분양 아파트 청약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의 30%는 요건을 완화해 추첨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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