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2030년까지 완성하게 될 8개의 수소 전기차 및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 [제네시스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의 시대가 온다.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흐름에 맞춰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면서다. 2030년 이후에는 내연기관차를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시기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GM(제너럴모터스),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이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제네시스는 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수소·배터리 전기차로 출시한다. 2030년부터는 8개의 수소·배터리 전기차 모델만을 판매할 계획이다. 2030년 친환경차 40만대 판매가 목표다.

GM은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시기를 2035년 이후로 잡았다.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향후 5년간 연구·개발에 270억 달러(한화 약 30조2000억원)를 투입해 이를 현실화할 방침이다.

GM 브랜드 캐딜락은 GM보다 5년 앞선 2030년까지 전체 생산 모델을 완전히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전 차종을 전기차로 출시하는 시기를 2030년으로 앞당겼다. 배터리 전기차 부문에만 400억 유로(54조22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1회 충전으로 1000㎞ 이상을 주행하는 순수 전기차는 현재 개발 중이며, 내년 공개한다.

볼보도 2030년까지 완전한 전기차 전환을 선언했다. 2024년까지 글로벌 판매의 50%를 전기차로, 50%를 하이브리드차로 구성하는 청사진이다.

현대차, 폭스바겐, BMW, 포드 등은 완전한 전기차 전환 시기를 정하지 않았다.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만 내놓은 상태다.

현대차는 전날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IAA Mobility 2021)에서 탄소 순배출 제로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30년까지 30%,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다. 2029년까지 전기차 75종을 출시에 이어 2035년까지 유럽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한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The new EQE).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이밖에 BMW는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 1000만대를 공급한다. 포드도 같은 시기 유럽에서 전기차만 판매할 계획이다. 혼다는 2030년까지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비중을 20%로 올리고, 나머지 80%를 하이브리드차로 채우겠다고 전했다.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전환은 각국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35년부터 신규 휘발유·디젤 차량 판매를 사실상 금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이어질 경우 2030년까지 전 세계에 전기차 2억300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연기관차 생산이 완전히 중단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일각의 주장도 제기된다. 충전 인프라 구축이 원활한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국가와 지역에서는 내연기관차 수요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현대차를 비롯해 도요타, 폭스바겐 등이 내연기관차의 생산 중단 시기를 확정하지 않은 이유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라인업 구성과 함께 유럽 외 지역에서 판매하는 내연기관차 모델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