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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항에서만 5일째…美 “이륙 여부 탈레반에 달려”
1000명 넘는 미국·아프간인 마자리샤리프 공항에 발 묶여
美 공화당 “미국인 인질 삼는 것” 주장…국무부 반박
기약 없는 기다림 될 듯…美 “이륙 결정은 탈레반 재량”
아프가니스탄 북부에 위치한 마자리샤리프 도시 공항을 3일(현지시간) 위성으로 촬영한 모습. [AF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지 못한 미국인과 미국이나 다른 국가의 비자를 보유한 아프간 시민이 공항에 발이 묶여 있는 가운데 탈레반이 이들을 인질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기 위해 탈레반의 허가를 기다리던 아프간인과 미국인 1000명이 아프간의 북부 도시 마자리샤리프의 공항에서 5일째 머물러 있다. 이에 미국 공화당 의원은 탈레반이 대가를 바라서 이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프간 공항의 민간 비행기 이륙을 허용할지에 대한 탈레반과 미국, 카타르 관리 간 협상이 길어지자 출국을 희망하는 사람의 대기 시간은 길어졌다.

믹 멀로이 전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탈레반이 출국 허용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이들 중 미국과 협력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며 “이들을 처벌하려는 의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이 이들을 ‘교섭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피자를 인질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마이클 매콜 텍사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탈레반이 항공편을 취소했다”며 “이륙을 승인하기 위해서 탈레반에 대가를 줘야 할 것”이라고 폭스 뉴스를 통해 전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탈레반이 원하는 것은 ‘미국의 인정’이다. 탈레반 정부를 아프간의 공식 정부 체제로 인정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카타르 현장에 있는 미 국무부 관계자는 매콜 하원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며 “이륙하기 위한 탈레반의 최종 승인 기다리는 중”이라며 “미국은 마자르샤리프 밖에서 일하고 있는 민간 또는 구호 단체의 도움을 최대한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북부 도시 마자리샤리프에서 활동 중인 탈레반 대원. [신화통신]

하지만 기약 없이 공항에서 대기 중인 사람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비정부기구(NGO) ‘어센드’의 설립자 마리나 르그리는 34명의 소녀와 함께 탈출의 희망을 안고 마자리샤리프 공항으로 도망쳐왔다. 그는 “여기 있는 소녀들 모두 탈레반이 주적으로 삼는 ‘하자라족(시아파 소수민족)’”이라며 “이들의 신변이 위협 받고 있다. 비행기가 얼른 이륙할 수 있게 미국이 탈레반을 압박했으면 좋겠다”고 NYT를 통해 전했다.

그러나 비행기의 이륙은 전적으로 탈레반에 달려있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미 국무부는 5일 성명을 통해 “아프간에 미국 병력이 없고, 항공 자산이 없다”며 “탈레반에 여러분의 대피를 강제할 수 있는 자원이 우리에게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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