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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로면 무더기 폐업...당신의 코인은 안녕하십니까[재테크 플러스-가상자산거래소 24일 신고기한]
특금법 따라 사업자 의무사항
이후 정상영업 사실상 불가능
서둘러 매각해 현금화 하거나
신고서 낸 곳으로 이동 시켜야

24일부터 가상자산거래소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신고가 안되면 정상영업이 불가능하다. 현재까진 업비트가 유일하게 신고서를 접수했다. 빗썸과 코인원, 그리고 코빗은 오는 8일 실명확인 계좌 발급 재계약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실명계좌를 받지 못한 다른 거래소들은 현금거래를 포기하는 형태로 신고를 하거나 폐업을 해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피해를 예방하려면 가상자산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정상거래가 가능한 다른 거래소로 보유한 가상자산을 이동시켜야 한다.

가상자산사업자 형태는 두 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금전↔가상자산’ 교환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원화마켓’과, ‘가상자산↔가상자산’ 교환 서비스만 제공하는 ‘코인마켓’이다. 둘 모두 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아야 한다. 원화마켓 사업자는 은행의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이용한다는 확인서도 필요하다. 신고접수란 신고서 접수다.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신고 접수된 거래소를 심사해 수리하는데 3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신고접수를 하면 수리여부가 결정날 때까지는 정상영업이 가능하다.

ISMS 인증을 획득했지만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못한 채 신고하면 24일 이후 ‘코인마켓’만 운영할 수 있다. 원화마켓 영업을 하던 거래소들이라면 코인마켓으로 사업범위가 좁아지면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가상자산 정보 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통화별 거래대금에서 원화의 비율이 99.5%를 차지한다. ISMS 인증도 받지 못한 거래소는 폐업 수순을 밟게 된다. 금감원은 거래소 35곳을 대상으로 최소 17일 전까지는 원화 거래 제거 여부를 공지할 것을 요청했다.

업비트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에서 실명계좌 발급 확약을 받았다. 각각 코빗, 빗썸·코인원과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고 있는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은 계약 연장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들 계약의 발목을 잡는 건 ‘자금세탁방지(AML)’다.

금융위원회는 “자금세탁방지 의무이행 준비가 신고 수리·불수리의 직접적인 요건은 아니나 신고수리 직후부터 의무를 이행해야 하므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빗썸·코인원·코빗은 ‘트래블룰’ 합작법인을 구축해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제적으로도 기술적 난제에 부딪히고 있는 만큼 조기 시스템 구축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비트도 애초 다른 3개사와 함께 합작법인에 참여했지만, 계열사 람다256이 트레블룰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다고 선언하며 독자노선을 택했다.

트래블룰은 지난 2019년 6월 자금세탁방지국제기구(FATF)에서 발표한 자금이동규칙이다. 가상자산거래소 내 지갑이 외부 지갑과 암호화폐를 주고 받을 때 발신자와 수신자의 신원과 거래내역을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보관하게 의무화하는 제도다. 특금법 제5조도 거래소에서 송금하는 경우에는 송금인 및 수취인에 관한 정보를 송금받는 금융회사에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폐업에 따른 피해를 줄이려면 신고접수가 되지 않은 거래소에서 신고접수가 된 거래소로의 가상자산 이동이 필요하다. 이 때 전송 수수료와 함께 ‘오입금’ 여부도 꼼꼼하게 봐야한다.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지갑이 형성되기 때문에 다른 네트워크 혹은 다른 종류의 지갑으로 전송이 이뤄지면 복구가 어렵다.

특히 바이낸스에서 다른 거래소로 자산을 이동할 때는 네트워크를 꼭 확인해야 한다. 바이낸스는 자체 네트워크를 포함해 다양한 네트워크로 자산 전송이 가능하다. 받는 거래소 지갑이 해당 네트워크를 수용할 수 없으면 가상자산 제 자리를 찾지 못하게 된다.

예를 들어 바이낸스에서 업비트로 자산을 이동할 때 업비트에서 지원하지 않는 BSC 네트워크를 이용했다면 해당 자산을 받을 수 없다. 거래소 간 지원하는 네트워크가 동일한지 반드시 살펴야 한다.

자산 종류별로 지갑 주소가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비트코인을 다른 거래소의 이더리움 지갑으로 보내면 해당 자산이 사라질 수 있다. 자산을 이동할 때 해당 가상자산의 주소가 맞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편 NH농협은행은 AML 준비가 되지 않은 빗썸·코인원에 신규 코인 입출금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가상자산 이동을 막아달라는 요구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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